"정대현은 당분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기용하지 않겠다". 당분간 SK의 뒷문은 정대현(30)이 아닌 이승호(27)와 외국인 투수 에스테반 얀(33)이 맡을 예정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후 "정대현이 완전해질 때까지 당분간 이승호와 얀이 더블 스토퍼로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SK는 5-2로 9회초까지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말 두산의 거센 추격을 받아야 했다. 대타 이대수의 솔로포로 시작된 두산 타선은 SK 수비진의 실책까지 틈타 5-4로 따라붙었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9회 솔로포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김재호를 3루수 플라이로 막아내 안정을 찾은 듯 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이종욱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 얀과 교체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이승호로 경기를 끝내려 했다"고 말했지만 결국 얀까지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그러나 얀도 중전안타와 실책이 겹치며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이승호 자책점)을 내준 후 홍성흔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팀 승리를 간신히 지켜냈다. 시즌 3세이브째. 정대현은 베이징올림픽 전부터 왼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도 한기주를 계속해서 기용한 이유에 대해 "정대현과 오승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정대현은 올림픽 후 팀에 복귀하면서 제 컨디션을 되찾는 것처럼 보였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2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19세이브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다음 경기였던 지난 2일 문학 히어로즈전에 이어 잠실 LG전 두 경기(9월 5일, 7일)에서 잇따라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후반기에만 3개의 블론세이브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⅔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정대현 스스로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되도록 이승호와 얀을 더블 스토퍼로 내세워 남은 시즌에 대비할 예정이다. 한국시리즈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정대현의 컨디션을 되찾게 하는 데 주력시킬 생각이다. 1루수, 포수에 이어 이번에는 마무리까지 고장난 SK. 그럼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이 돌아와 제 기량을 갖출 한국시리즈에서의 SK는 과연 어떤 전력을 꾸릴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letmeout@osen.co.kr 이승호-얀.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