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나 롯데 모두 까다롭지".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SK 김성근(66) 감독이 두산과 롯데를 모두 껄끄러운 상대라고 꼽았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두산과 롯데 중 한국시리즈에서 누가 더 상대하기 편할 것 같냐'는 질문에 "어느 팀 할 것 없이 둘 다 까다롭다"고 밝혔다. 롯데는 올림픽 휴식기를 통해 충분한 체력을 비축했나 하면 무서운 상승 분위기마저 타고 있다. 코르테스의 영입으로 뒷문이 안정되면서 직접적으로 불펜진이 두터워졌다. 조성환, 이대호,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한층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 두산은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김재호, 오재원 등 날쌘돌이들이 상하위 타선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김동주, 홍성흔 등 파워넘치는 중심타선도 확실해 뒷심이 무섭다. 이날 두산과 롯데는 김 감독의 말처럼 각각 직·간접적으로 SK의 대항마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두산은 2-5로 뒤진 9회말 2점을 보태며 SK의 뒷문을 뒤흔들었다. 대타 이대수가 솔로포를 터뜨린 후 이종욱, 고영민이 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그러자 SK 수비진은 당황한 모습으로 만루 기회를 내줘 자칫 재역전 분위기가 연출됐다. 상하위타선이 빠른 발로 무장돼 있어 언제라도 상대 마운드와 수비 진영을 한순간에 흐트러놓을 수 있다. 또 김동주, 김현수, 홍성흔 등 언제든 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중심타선도 위협적이다. 작년 한국시리즈의 맞상대였다는 점에서 자신감과 함께 부담감도 뒤따른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 롯데는 이날 한화를 상대로 9-6의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을 4이닝만에 내려앉혔다는 점에서 후반기 다이너마이트 폭발 모드인 타선의 힘을 증명해보였다. 류현진은 7피안타 5삼진 3볼넷으로 5실점하며 무너졌다. 류현진은 올 시즌 롯데와의 상대전적에서 상당히 좋지 않다. 이날 전까지 4경기에서 3패, 방어율 5.96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그렇지만 13승 6패 3.16의 방어율이 말해주듯 '괴물' 류현진이 아니던가. 더구나 SK 타선을 상대로는 5전 4승에 2.31의 방어율을 기록해 롯데 타선이 간접적으로 강함을 다시 한 번 내보였다. 또 마무리 코르테스가 세이브를 따내 뒷문이 확실해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불펜진의 과부하를 해결하고 팀 전체에 안정감과 믿음감을 심어주며 밸런스를 맞춰주고 있다. 이것이 곧 8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김성근 감독은 "작년에 비해 지금의 전력이 떨어진다"며 SK의 현재 전력을 자평했다. 1루수, 포수 등 주요 포지션이 없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SK는 이날 두산을 상대로 시즌 전적에서 9승 8패로 앞서고 있으며 롯데에게는 11승 5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