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동메달 땄을 때 싸늘한 눈빛 기억하며 운동"
OSEN 기자
발행 2008.09.18 01: 02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28) 선수가 4년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마음 고생을 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호 선수는 17일 MBC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에 출연했다.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많은 감동을 안겨줬던 최 선수는 방송 내내 순수함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워낙 수줍음을 많이 타기에 방송 출연을 앞두고 말을 잘 못할까봐 걱정했다는 최 선수는 특유의 솔직함으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중에서도 4년전 동메달을 따고 눈물을 삼켜야 했던 가슴 뭉클한 사연은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최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체중 감량 실패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터라 꼭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최 선수는 "금메달을 딸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내가 3위를 하자 사람들 시선이 정말 따가웠다. 나를 외면하는 사람들을 보며 쓸쓸히 시상식장을 빠져나갔었다. 날 보는 싸늘한 눈빛을 보며 '이 눈빛을 다 기억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더욱 자신을 채찍질 했고 덕분에 오늘날의 최민호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최 선수는 동메달을 땄을 때의 축하인사와 금메달을 땄을 때의 축하 인사도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동메달을 땄을 때는 "축하해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며 건성으로 축하를 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금메달을 따니까 두손을 힘껫 부여잡고 "축하해"라고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고 지나가다가도 달려와서 축하를 보내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최 선수는 4년을 한결같이 자신을 지켜준 2명의 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4년 전 2, 30명 정도에 달했던 팬들은 점차 줄어 올림픽 전까지는 2명 정도 밖에는 남지 않았다. 최 선수는 "올림픽 끝나고 그 형들에게 연락도 못 했다. 형들은 진정 내 팬이고 사랑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제는 팬클럽 회원수도 만명 단위로 늘었다.
자신이 경험을 해봤기에 누구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는 최 선수는 선수촌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의 노력을 보면 모두 금메달을 수상하고도 남는다며 메달 색깔에 가려지는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땀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최 선수는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다시 열심히 훈련 할테니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그 힘을 받아 4년 후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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