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아, "외톨이 연기하며 우울증 앓았어요" [인터뷰]
OSEN 기자
발행 2008.09.18 07: 42

배우 고은아(20)가 히키코모리를 소재로 한 공포 스릴러 ‘외톨이’(박재식 감독)로 돌아왔다. 그 동안 고은아는 ‘썬데이 서울’ ‘잔혹한 출근’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스크린을 두드려왔다. 이제 ‘외톨이’의 주연을 맡아 긴 호흡으로 영화를 이끌게 됐다. 극중 고은아는 명랑하고 쾌활한 여고생이었지만 친구의 자살로 인해 히키코모리가 된 수나 역을 맡았다.
히키코모리 연기 하면서 실제 우울증을 겪었어요
고은아는 수나 역을 연기하면서 실제 우울증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우울증은 조금씩은 다들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심하게 우울했고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다. 예전에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고 그럴 때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 소속사와 갈등이 있었을 때, 기사와 네티즌의 반응을 보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고은아는 ‘외톨이’의 수나 역을 연기하면서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당시의 경험들을 많이 떠올렸다고 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경험은 지난해 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결별한 사건이라고 털어놨다.
고은아는 “아무래도 지난해가 가장 힘들었지 싶다”며 “그 때는 어느 누구에게도 힘들었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 혼자 방에서 기사와 네티즌의 반응을 보며 많이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이겨내야 했다. 당시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연락을 단절했다”고 말했다.
“그 때 혼자 꽁꽁 감춰둔 감정을 수나의 캐릭터에 투영해서 표출했다”며 “수나의 뒤에서 고은아의 감정을 표출했다. 그때의 외로웠던 감정들과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 그런 것들을 수나의 뒤에서 표출했다”고 덧붙였다.
히키코모리는 실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장해서는 안 됐어요
근래에 히키코모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더러 제작되고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영화 속의 히키코모리는 낯선 소재였다. 실제 존재하는 히키코모리를 연기하는데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했다.
“히키코모리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병이다”며 “실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장을 해서도 안 됐다. 만약 내가 과장해서 표현을 한다면 그런 환자는 실제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라서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다. 나중에는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보고 정신과 의사의 조언도 얻으면서 참고를 많이 했다. 촬영을 하면서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고 전했다.
덧붙여 “어떤 한 사람을 특정 지어서 히키코모리를 연기할 수는 없다”며 “히키코모리라고 통칭해서 부르지만 그 증상은 사람마다 너무 다르다. 우울하면서 은둔하는 정도로 끝날 수도 있고 살인 폭력 등 극단의 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 ‘외톨이’의 수나는 우울함부터 다중인격 폭력 등 다양한 증상을 가진 인물이다. 모든 히키코모리의 종류가 다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고사’와 ‘외톨이’는 색깔 자체가 다릅니다
18일 개봉하는 ‘외톨이’는 올 여름 먼저 개봉한 공포 스릴러 ‘고사’와 비교가 많이 되고 있다.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며 호평을 받았던 ‘고사’에 뒤잇는 한국 공포 스릴러물이 ‘외톨이’인 것이다.
“‘고사’는 공포 스릴러였다면 ‘외톨이’는 공포와 스릴러를 기본으로 드라마적 전개가 강하다”며 “색깔 자체가 다르다. 얼핏 보면 공포영화로 보여질 수 있지만 그것 외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볍게 오싹하기만 하며 지나가는 공포가 아니라 다시 한번 고민할 여지를 주는 무게감 있는 영화다”고 밝혔다.
뜯어보기 보다는 ‘발전이 있는지’ 관심 있게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고은아는 “영화를 볼 때 잘하나 못하나 뜯어보기보다는 ‘고은아가 그 동안의 역경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설 준비가 돼 있나’ ‘아직까지 해 매고 있나’ ‘발전이 있나 없나’ 그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찍는 내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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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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