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백을 쓰고 싶지 않은 감독이 어딨어. 상황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한국 축구에 있어 스리백은 하나의 멍에에 가깝고 포백은 선망의 존재다. 조광래(54) 경남 감독 또한 이 부분에 있어 적지 않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과연 한국 축구에 있어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쓰기란 쉽지 않은 것일까. 최근 성남, 수원 등 프로구단들을 중심으로 스리백이 아닌 포백이 중심이 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적절치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표팀의 고민 중 하나가 포백과 스리백 사이의 갈림길이란 것을 고려하면 일면 이해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의 현실과 다른 포백론 조광래 감독은 포백에 대해 스리백에 비해 전체적으로 한 명 적은 수비수를 기용하면서도 효율적인 수비를 펼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그 한 명의 차이가 전술의 차이를 부르며 감독으로서 효율적인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다만 조광래 감독은 “포백이 스리백에 비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현실적으로 구사가 어려운 상황에서까지 무리하게 포백을 활용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조광래 감독 본인이 경남에서 포백이 아닌 스리백을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조광래 감독은 "감독 중에서 상황만 된다면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쓰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다만 한국 축구의 현실을 고려하면 포백은 여전히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은 경남의 상황을 예로 들며 포백의 적용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조광래 감독은 "포백은 단 두 명의 수비수로 상대의 역습을 실수 없이 막아야 하는 고등 전술이다"고 전제한 후 "결국 대인 방어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스피드, 높이 등 수비수에게 요구되는 모든 기량을 갖춘 두 명의 선수가 필요한 데 우리 팀에는 이런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스리백이라고 잘못된 전술은 아니다 조광래 감독의 설명은 자연스럽게 대표팀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 또한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포백을 고집했지만 결국 스리백을 활용했다"고 지적한 조광래 감독은 "그동안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상황이 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아직 한국 축구의 현실에서는 포백보다는 스리백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셈이다. 또한 조광래 감독은 "포백이 뛰어난 전술이기는 하지만 스리백도 변화를 준다면 포백만큼 좋은 전술이다"며 "아르헨티나가 스리백을 쓴다고 해서 수준이 떨어지는 팀인가"라고 되물었다. 조광래 감독은 "우리 축구도 시간이 흐르면 포백을 쓸만 큼 뛰어난 수비수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 과도기적 과정이 우리네 현실이라면 스리백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