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철이 2005 트리오 시대를 구현할 것인가. 지난 17일 KIA는 히어로즈를 4-2로 꺾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승리를 이끈 선수는 선발 우완 곽정철(22)이었다. 150km대의 묵직한 강속구를 뿌리지만 미완의 대기였던 곽정철은 7이닝동안 탈삼진 3개를 포함 6안타 3볼넷 무실점 호투로 입단 4년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광주일고 출신인 곽정철은 2005 KIA 드래프트 1차지명 선수이다. KIA는 미래의 선발투수로 점찍고 그를 지명했다. 150km대의 돌직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하지만 두 차례의 부상으로 피어나지 못했다. 왼무릎 연골과 오른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1군 무대보다는 재활프로그램에 익숙했고 2군 마운드가 친숙했다. 곽정철은 윤석민, 이범석과 입단 동기이다. 야탑고 윤석민이 2차1번으로 입단했고 청주기공 이범석이 2차2번으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다. 윤석민은 입단과 함께 주전투수로 활약했고 올해는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이범석은 2007년 기회를 얻더니 올해는 당당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세 선수 가운데 가장 체격(186cm, 92kg)이 좋은 곽정철은 제자리 걸음이었고 항상 미완의 대기였다. 하지만 지난 스프링캠프때 주목을 받았다. 조범현 감독이 미들맨으로 낙점하고 주전의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1군 마운드의 부담 탓인지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두 경기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머무는 기간은 길지 않았다. 5월17일 이후 1군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때 SK로 이적할 뻔도 했다. 엔트리 확대로 지난 9월2일 1군에 복귀한 곽정철은 주로 패전 미들맨으로 기용됐다. 그러다 이날 선발 기회를 얻어 뒤늦은 데뷔 첫 승을 신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아직은 시즌 막판이라는 점 때문에 정확한 평가는 이르다. 남은 시즌에 따라 곽정철에 대한 평가는 다를 것이다. 만일 곽정철이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2005 트리오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 팬들은 2005년 드래프트 원-투-쓰리 지명투수들이 모두 팀의 주전투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시즌 명예회복을 노려야 되는 팀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그림이다. 과연 곽정철이 새로운 길을 걷게 될 수 있을 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