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리턴즈' 클락, 재계약은 '무릎에 달렸다'
OSEN 기자
발행 2008.09.18 10: 00

[OSEN=이상학 객원기자] 조금 늦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
한화 외국인선수 덕 클락(32)이 긴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클락은 지난 16~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연전에서 7타수 3안타 2홈런 7타점 4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부활 기미를 보였다. 16일 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리며 어렵게 20-20 클럽에 가입하더니 17일 경기에서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그간의 부진을 씻는 울분의 홈런 2방이었다.
클락은 후반기 20경기에서 82타수 9안타 타율 1할1푼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삼진 19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도 5개밖에 얻지 못해 출루율도 1할6푼1리밖에 되지 않았다. 한화가 후반기 20경기에서 5승15패로 대추락한 데에는 클락의 부진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3번 타순에서 찬스를 끊어먹는 바람에 4번 타자 김태균은 졸지에 1번 타자가 되고 말았다. 타순을 내려도 이상하게 클락에게 자주 찬스가 걸렸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공수주 삼박자에서 슈퍼맨 같은 활약으로 최고 외국인선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한 클락이었지만, 후반기에는 오래된 일처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되어버렸다. 후반기 부진이 당초 생각보다 훨씬 길어지자 재계약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 쪽으로 흘렀던 것이 사실이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부상 후 타격 밸런스가 흔들리고 뒷다리가 무너진다고 말들이 많았는데 전반기에 잘 나갈 때와 비디오로 비교해서 확인하면 큰 차이가 없다. 분석을 당한 상태에서 너무 치려는 마음에 기다리지 못하고 달려드는 것이 문제”라며 성실함을 떠나 클락이 홀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클락이 지난 2경기에서 조금은 늦었지만 침묵을 깸으로써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그동안 클락이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해 고심이 많았는데 본인이 노력해서 페이스를 찾게 돼 천만다행이다”며 클락의 부활을 반겼다. 그러나 아직 김 감독이 클락의 왼쪽 무릎에 깊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게 관건이다.
지난 6월27일 문학 SK전에서 상대 1루수 박정권과 부닥쳐 왼쪽 무릎을 다친 클락은 이후부터 페이스가 완연하게 꺾였다. 박정권은 당시 충돌로 부정강이 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수술을 받고, 올 시즌을 접었다. 클락의 무릎도 멀쩡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클락은 “부상을 안고 경기하는 것이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타격감이 무너져 힘들었다”고 다소 애매모호하게 털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클락은 전반기를 마친 뒤 왼쪽 무릎 검사를 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상태가 호전돼 이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받았다. 김 감독도 “클락의 무릎이 이상없다고 하니 후반기에는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기대한 터였기에 후반기 부진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무릎 상태가 얼마나 호전됐을지가 재계약 여부의 최대 관건이다. 일단 김 감독은 무릎에 이상이 없다면 클락을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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