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다 이기면 한 번 생각해볼께". SK 김성근(66) 감독이 두 괴물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간의 첫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웃으며 한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실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의 빅매치를 보고 싶다'는 주위의 요청에 대해 "두산과의 2연전을 다 이기면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서는 SK가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두 번 모두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을 뿐더러 류현진과 김광현의 로테이션이 서로 어긋나 있는 상태였기에 맞대결 성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따라서 그저 지나가는 농담에 불과했다. 그러나 SK가 16일과 17일 두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함에 따라 괴물간의 맞대결 가능성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일단 맞대결 분위기는 반 이상 조성돼 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류현진을 오는 23일 양팀간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문학 SK전과 30일 대전 두산전에 등판시킬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화가 잔여경기를 가장 적게 남겨두고 있어 일정에 여유를 갖게 된 까닭이다. 이제 남은 것은 김성근 감독의 결단만 남았다. 긍정적인 요소는 역시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지난해 세운 구단 최다승인 73승을 넘어선 74승째를 올린 상태고 매직넘버도 3으로 줄어있다. 오는 23일에는 이미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김성근 감독도 16일 경기 전 "두산과의 2연전을 다 이기면 한국시리즈 직행에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또 김성근 감독이 평소 야구팬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야구장을 찾아준 수많은 야구팬들에게 마지막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전격적인 김광현의 투입을 결정할 수도 있다. 19일 문학 히어로즈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김광현의 로테이션을 보면 24일 문학 LG전에 등판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김광현의 등판을 하루 앞당길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절반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4일 등판에 나선 적이 없다. 최소 5일 등판이었다. 게다가 김광현은 지난 6월 22일 문학 삼성전에서 시즌 10승을 거둔 후 허리 통증을 호소, 엔트리에서 제외된 경험을 갖고 있다. 김성근 감독 입장에서는 한국시리즈를 대비해야 한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굳이 에이스 김광현을 무리시키면서까지 모험을 걸 필요가 없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대사를 거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승1위(14승), 방어율 3위(2.66), 탈삼진 2위(127개)를 달리고 있는 김광현의 타이틀도 신경써야 한다. 굳이 류현진과 맞붙어 출혈을 감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야구관계자들은 오히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원조괴물'과 '신괴물'로 각각 평가받는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 6월 22일 등판 간격이 맞아 떨어지면서 다음 경기인 27일 문학경기에서 맞대결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김광현이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아쉽게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한국 국민에게 선사한 일등공신인 류현진과 김광현의 괴물 맞대결이 500만 관중 시대를 앞두고 있는 2008 프로야구의 대미를 장식할 것인가. 김성근 감독의 결정에 달려있다. letmeout@osen.co.kr 류현진-김광현.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