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지니만한 타자 고르기가 쉽지 않지" 투수진의 호투와 타선의 파괴력이 함께 할 때 승리가 따르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올시즌 투,타의 극심한 불균형으로 인해 최하위(42승 74패, 17일 현재)에 머무르고 있는 LG 트윈스 김재박 감독이 타선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김 감독은 18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7)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왼쪽 발바닥 통증을 호소했던 페타지니는 지난 15일 귀국길에 올랐다. 페타지니는 한국 무대서 6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7리 7홈런 35타점을 기록하는 동시에 출루율 4할5푼2리로 대단한 선구안을 선보였다. "자기 말로는 다음에도 뛰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한 김 감독은 "페타지니만한 타자를 국내 무대에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 덕 클락(32. 한화 이글스)의 경우도 전반기 최고 외국인 타자로 각광받다가 중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타율이 급전직하(17일 현재 2할4푼2리)하지 않았는가"라며 선구안과 파괴력을 동시에 갖췄던 페타지니를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2006시즌 후 주니치로 이적한 이병규(34)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그러나 이병규는 주니치와 계약 당시 2년 기본에 1년 연장계약을 맺었으며 주니치 팀 내서도 "극도의 부진을 보여주지 않는 한 다음 시즌까지 이병규를 뛰게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다음 시즌 영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 감독이 세 번째로 꺼낸 이름은 현재 상무 복무 중인 박병호(22)였다.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 기록을 세우며 고교 야구 최고의 거포로 주목을 받았던 박병호는 2005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2시즌 동안 127경기서 1할7푼7리 8홈런 3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군복무를 택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올시즌 2군 북부리그서 73경기 동안 3할3푼7리(7위) 24홈런(공동 1위) 73타점(공동 1위)을 기록하며 무시할 수 없는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까지 KIA 타이거즈서 다목적 투수로 활약했던 잠수함 신용운(25. 경찰청)은 "2군 무대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타자는 박병호인 것 같다. 어느 곳에 공을 던져야 할 지 난감할 정도"라며 박병호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 "3루 수비가 어느 정도인지는 미지수지만 3루를 맡을 수 있는 거포가 가세한다면 타선에 파괴력이 더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올시즌 2할3푼3리 6홈런 14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친 주전 3루수 김상현(28)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올시즌 LG는 타선의 중량감보다 팀 방어율 5.05(8위)에 그친 투수진의 아쉬움 속에 최하위 자리서 허덕였다. 그러나 다음 시즌 구상에 골몰하고 있는 김 감독은 이범준(19), 정찬헌(18) 등 젊은 신인 투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진에 반해 타선의 믿음직한 핵이 되어 줄 확실한 장타자를 찾기 힘들다는 데에 염두를 두고 있었다. 현대 유니콘스 재임 시절 김 감독의 곁에는 1996년부터 파괴력을 과시한 박재홍(35. SK)을 비롯, 1998년 우승의 주역인 스콧 쿨바, 심정수(33. 삼성), 클리프 브룸바(34. 히어로즈) 등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들이 타선의 중추가 되어 팀 성적까지 끌어 올렸다.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확실한 주포에 대한 LG의 갈증이 다음 시즌 해갈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farinelli@osen.co.kr 김재박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