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나고 보니 볼을 쳤더라구요" 비룡 내야진의 핵심 선수로 거듭난 나주환(24. SK 와이번스)에게 2008시즌은 특별한 해다. 비록 최종 엔트리 선발에는 실패했으나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가치를 인정 받았다. 또한 확실한 주전 선수가 없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꺼운 SK서 확실한 출장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2할5푼5리 3홈런 45타점 13도루(18일 현재)를 기록 중인 나주환은 시즌 중반 3할대 타격을 선보이며 공,수 양면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한여름에 접어 들면서 타격 정확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타율이 2할대 중반까지 떨어졌으나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임을 감안하면 그의 활약을 부진으로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다. 나주환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2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서 이재우(28)를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기록, 5-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밀어치려고 노력했던 것이었다. 경기 중에는 몰랐는데 끝나고 보니 스트라이크 존에서 완전히 빗나간 볼을 때려 낸 것이더라"라며 웃음을 지었다. 천안 북일고 시절 성남고 박경수(현 LG), 휘문고 지석훈(현 히어로즈), 경기고 서동욱(현 LG)등과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로 꼽히며 재능을 인정받았던 나주환은 공격보다 수비 면에서 각광을 받았던 내야수다. 프로 6년차에 접어 든 현재와 데뷔 초기의 차이를 물어 보았다. "아무래도 몇 년째 하다보니 수비 면에서 경험이 붙었다. 상대 타자의 데이터도 쌓였고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어떤 타구가 올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러 정황을 살펴본 뒤 벤치서 사인이 없어도 한 발자국 정도 위치를 이동하면서 타구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수비시 약점을 자평해 달라는 질문에 나주환 또한 정면 타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그는 강습 타구가 어렵다고 밝힌 다른 내야수들과는 달리 정반대의 답변을 내놓았다. 나주환은 "양 옆으로 이동하는 수비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정면으로 오는 데 생각보다 약하게 흘러 들어오는 타구가 있지 않은가. 한껏 긴장했는 데 타구가 생각보다 느리게 정면으로 오면 수비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잠실 구장 같은 경우는 문학 구장에 비해 내야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라 앞으로 흐르는 타구를 처리하기가 더욱 어려운 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내야수 유망주들이 빈번하게 지적 받는 '수비 시 대쉬(dash)'에 대한 아쉬움은 나주환에게도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었다. 두산 시절이던 지난 2005년 5월 1일 문학 SK전서 나주환은 홍성흔(31), 강인권(36. 현 두산 배터리 코치)의 경기 도중 잇단 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 경험이 있다. 휘문중 2년 때까지 포수로 활약했던 나주환은 졸지에 '땜질용 포수'가 되었으나 정확한 송구 능력으로 정근우(26)의 2루 도루를 저지하는 등 4-2 승리를 견인하며 성공적인 경기를 치러냈다. 3년이 지난 현재 그에 대해 묻자 나주환은 밝게 웃으며 "덕분에 지금도 (정)근우 형을 놀릴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 뒤 "당시 척 스미스라는 외국인 투수와 호흡을 맞췄는데 초반에는 호흡이 잘 안 맞다가 점점 맞아 들어가니까 투수도 믿고 던지는 듯 했다"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팀의 주전 내야수로 성장한 2008시즌 그는 올림픽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는 데는 실패했다. 그에 대해 묻자 나주환은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뽑히지 못해 아쉽다. 더욱이 금메달까지 따내 최종적으로 선발되지 못한 아쉬움은 더 크다"라고 이야기한 뒤 "그래도 내 복인걸 어쩌겠어요"라며 이내 밝은 웃음을 보였다. 뒤이어 그는 "그래도 난 아직 젊다. 게다가 앞으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나 아시안 게임 등이 남아있다. 대표팀에 선발되어 국제 경기 경험을 쌓은 뒤 이를 바탕으로 나 자신의 기량 발전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희망찬 미래를 기대했다. 남은 시즌 각오에 대해 묻자 나주환은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우선이다. 선수단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넘어 코나미컵 제패를 목표로 삼고 열심히 훈련해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목표 의식은 투철하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타율 2할6푼~7푼대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타율이 많이 떨어져 스트레스도 극심했는데 타율을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