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동작도 생각해야지"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야구 지론을 설파했다. 김 감독은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공격 스피드는 한국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수비 스피드면에서는 그에 맞는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것이 한,일 프로 야구의 차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 감독은 외야수의 '노 바운드' 송구보다 포물선이 낮고 빠른 '원 바운드' 송구를 선호하는 지도자다. SK 외야수들은 훈련 시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포수 미트에 한 번에 꽂히는 송구를 보여주었다가 김 감독에게 혼이 날 가능성이 크다. '원 바운드 송구'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송구는 낮고 빠르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공을 잡은 야수가 다음 동작을 빠르게 이어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수비론'이 반대 되는 사례는 공교롭게도 18일 LG 좌익수 박용택(29)이 보여 주었다. 박용택은 4-3으로 박빙의 리드를 펼치던 7회 1사 만루서 이재원(21)의 좌익수 플라이를 잡았다. 깊숙한 타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간결하고 빠르게 홈으로 던졌다면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 박재홍(35)을 잡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박용택의 송구는 정확성과 속도서 모두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박용택은 홈으로 바로 던졌으나 이는 홈플레이트와 거리가 있었던 송구였을 뿐더러 투수 우규민(24)이 중계로 2루 주자 최정(21)을 묶어 둘 수 있던 송구도 아니었다. 박용택이 던진 공이 그라운드에서 바운드 되는 순간 박재홍은 홈을 밟아 4-4 동점을 만들었고 최정은 포수 조인성(33)이 공을 잡은 사이 3루까지 안착했다. 만약 보살(송구로 주자를 아웃시키는 것) 20개(1위)를 기록 중인 카림 가르시아(33. 롯데)와 같은 강견의 외야수였다면 홈에서 동점 득점을 막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어깨 부상을 겪었던 박용택은 그만한 강한 어깨를 소유한 외야수가 아니다. 포수에게 바로 향하는 송구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낮고 빠른 원바운드 송구를 보여줬더라면 동점은 막지 못했더라도 2루 주자를 묶어 둘 가능성은 충분했다. 야구는 수비시 '정교하고 세밀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종목이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수비수의 잔동작과 느려진 송구 하나에 주자는 몇 발자국을 더 달릴 수 있다. 박용택의 송구는 수비 속도를 강조한 김 감독의 '수비 지론'에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다. farinelli@osen.co.kr 김성근 감독-박용택.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