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체육부대(상무)가 또다시 2군 리그를 평정했다. 상무는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상무 구장서 두산 2군을 상대로 6-3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전적 53승 7무 22패(20일 현재)로 2위 LG(44승 6무 32패)를 9게임 반 차로 제치고 2군 북부리그 5연패를 달성했다. 상무는 프로팀서 족적을 쌓은 선수들을 비롯해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하는 팀이다. 그러나 실적보다 선수들의 기량 성장을 우선시 하는 2군 리그의 특성에 걸맞게 상무서도 선수들의 출장 기회를 적절하게 분배하며 기량 향상 및 유지에 힘을 쓰고 있다. 상무는 과거에도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47. 현 히어로즈 투수코치), 양준혁(39. 삼성) 등 프로 무대를 호령한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해 냈다. 올시즌에는 2할8푼5리 13홈런 60타점을 기록 중인 박석민(23. 삼성)이 두각을 나타내며 '상무표 유망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984년 국군 체육부대 창설 이후 24년 간 상무를 지켜 온 김정택 감독은 팀의 산증인과도 같다. 경기를 마치고 덕아웃서 만난 김 감독은 "리그 5연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선수들의 훈련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이야기한 뒤 "제 아무리 기량이 출중한 선수라도 성실하지 않으면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것이 상무의 전통이다"라며 자신의 야구 지론을 밝혔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 일답이다. -리그 5연속 제패에 성공한 올시즌을 마친 소감을 묻고 싶다. ▲5년 연속 리그 제패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2군 리그는 팀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훈련 과정 중 하나이지 않는가. -올시즌 기량 성장세를 보여 준 선수들이 있다면. ▲타자들 중에서는 박병호나 오재일 외에도 강명구(28), 김종호(24. 이상 전 삼성)등이 현격한 기량 성장을 보여주었다. 투수진에서는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장필준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고 김희걸 또한 많이 성장했다. 처음 왔을 때 스트라이크 제구 조차 잡지 못하던 김수화(22. 전 롯데) 또한 많이 성장했다. -상무 재임 기간동안 가장 인상 깊은 선수를 꼽아 달라.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윤학길, 양준혁, 마해영(38. 롯데) 등이다. 최근 프로 무대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 중에는 조동화(27), 정상호(26), 박재상(26), 박정권(27. 이상 SK)등이 상무서 훈련에 매진하며 기량을 절차탁마,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손시헌(28. 전 두산) 또한 잊지 못할 것이다. 상무를 거쳐 간 모든 선수들이 다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매년 공지되는 선발 요강 외에도 특별한 선발 기준이 있는지. ▲일단 기본이 되는 심사 기준을 원칙으로 삼는다. 선수 면접 시에는 심사 위원들 외에도 나 또한 상무 지원 선수들을 살펴 보면서 새로운 인력을 물색한다. -김 감독이 지휘한 상무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살펴보면 거의 다 개인 훈련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한 선수들이다. ▲상무는 경찰청에 비해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출장 기회 등을 주기 어렵다. 성실함이야말로 상무의 전통이기 때문이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