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경쟁' 김동주-조성환, '내가 최고 해결사'
OSEN 기자
발행 2008.09.20 08: 10

[OSEN=이상학 객원기자] 두산과 롯데의 2위 대전으로 달아오른 지난 19일 사직구장. 승부는 두 번이나 뒤집고 뒤집어진 혈전이었다. 결승타 주인공의 희비도 차례로 엇갈렸다. 롯데가 2-3으로 뒤진 8회 1사 1·2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작렬시킨 조성환(32)이 시즌 15번째 결승타를 기록하는가 싶었지만, 두산이 9회 유재웅의 극적인 투런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뒤 연장 10회 김동주(32)가 솔로 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시즌 16번째 결승타. 두산과 롯데의 2위 싸움 못지않게 김동주와 조성환의 결승타 경쟁도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야구에서는 마지막 리드를 잡은 타점을 올린 타자에게 결승타를 부여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982년부터 1989년까지 ‘승리타점’이라는 이름으로 결승타를 공식집계하며 타이틀 시상도 했다. 그러나 판단기준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1990년부터 폐지됐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해결사라는 이름에는 숱한 결승타가 따르기 마련이다. 올 시즌 최고의 해결사가 바로 김동주와 조성환이다. 19일 경기에서 연장 10회 결승 솔로포로 사직구장을 일거에 음소거 모드로 바꾼 김동주는 올 시즌 총 16개의 결승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결승 홈런이 4개나 포함돼 있고 끝내기 안타도 2개나 있다.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기록한 결승타도 2개씩 있으나 나머지 14개는 모두 적시타로 만든 것이었다. 유독 경기 초반 ‘기선제압용’ 결승타가 많았는데 10개의 결승타가 1회에 터져나왔다. 극적인 요소는 다소 떨어질지 모르지만 경기 초반 기선제압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 결정적인 촉매제가 된다. 김동주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조성환은 14개의 결승타로 이 부문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팀의 MVP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는 조성환은 결승타 14개가 모두 적시타였다. 땅볼 같은 밋밋한 결승타는 없었다. 홈런이 3개, 2루타가 5개나 될 정도로 승부처에서 장타력를 과시했다. 끝내기 안타로 영웅이 된 적도 2차례 있었다. 1회 기선제압용 결승타가 6개로 가장 많은 가운데 5회 이후 결승타도 6개나 포함돼 있다.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의 존재로 견제를 받지 않는 것이 조성환에게는 이점이다. 김동주는 득점권 타율이 3할4푼2리로 전체 5위에 랭크돼 있다. 시즌 타율(0.304)보다 훨씬 더 높을 정도로 찬스에서 꾸준하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조성환은 득점권 타율이 3할1푼5리로 시즌 타율(0.326)보다 낮지만 승부처에서 대단히 강해 클러치 히터 냄새를 풍긴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최고 해결사를 상징하는 결승타이기에 양보란 있을 수 없다. 잔여경기는 두산이 13게임, 롯데가 11게임. 김동주가 유리하지만 남은 2위 싸움의 성패에 따라 김동주와 조성환의 결승타 경쟁의 희비도 엇갈릴 것이 자명하다. 올 시즌 결승타를 10개 이상 친 선수는 김동주·조성환 외에도 4명이 더 있다.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나란히 12개씩 결승타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올라있다. 결승타 부문 상위권에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가 집중배치돼 있는 것이다. 특히 가르시아는 올 시즌 결승홈런이 5개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다. 또한, 김태균(한화)과 박재홍(SK)도 11개씩 결승타를 작렬시키며 해결사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결승타 부문 1위는 삼성 심정수로 19개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무려 10개가 홈런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