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작가, “시간 촉박, 결말 어쩔 수 없는 일”
OSEN 기자
발행 2008.09.20 09: 08

18일 종영된 SBS 드라마 ‘워킹맘’의 김현희 작가가 드라마의 결말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19일 저녁 여의도 근처 한 식당에서 가진 종방연에 참석한 김 작가는 “엔딩 시간이 촉박해서 내 의도와는 다르게 표현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18일 방송된 '워킹맘' 마지막 회에는 패션쇼를 무사히 마무리한 가영(염정아 분)이 미국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사표를 제출, 결국 가정을 선택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뒤이어 가영의 상사가 사표를 찢어 버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지만 별도의 설명이 없이 끝난 터라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끝맺음에 대해 씁슬함을 금치 못했다. 김 작가는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이 마지막 회가 방송되던 당일 오후 4시 30분께 끝났고, 편집은 저녁 9시가 넘어서야 끝난 것으로 안다”며 “시간상 마지막 회가 길어 뒷부분이 편집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앞부분을 줄이고 드라마의 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뒷부분을 살리면 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리 촬영한 앞부분은 편집이 다 된 상태였고, 방송 바로 전까지 촬영한 뒷부분은 덧붙여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김 작가는 “사실 ‘워킹맘’은 연속극으로 기획됐던 작품이었으나 미니시리즈로 방송됐다”며 “촬영 한 두 달 전에는 감독과 계속 기획회의를 했었어야 했는데 급하게 편성이 잡혔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편집에 의해 생략된 뒷부분은 대략 이렇다. 재성(봉태규 분)은 가영에게 사표 내지 말고 협의를 하라고 권유하고, 가영은 회사를 상대로 ‘출근은 30분씩 늦게 하겠다’ ‘불필요한 회식을 빠질 수 있는 권리와 출산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도록 해달 라’는 등 워킹맘들이 직장에서 더 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여주인공인 염정아를 비롯, 실제 ‘워킹맘’이기도 한 김 작가는 대작 틈바구니 속에서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공감대 형성’을 꼽기도 했다. 그는 “(결말은 시청자들의 오해를 샀지만) 주위에서 ‘남편인데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다. 아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공감했다’는 반응들만으로도 의도는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이어 “염정아 씨는 물론, 차예련 씨와 봉태규 씨는 잘못 보면 불쾌할 수 있는 커플인데도 둘 모두 자신들의 색깔로 캐릭터를 잘 표현해줘서 드라마의 많은 웃음을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강남 엄마 따라잡기’와 ‘워킹맘’등 유달리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온 김현희 작가는 현재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를 소재로 한 드라마도 구상 중이다. 김 작가는 “드라마를 취미나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는 대중들도 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아는 하나의 토론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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