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 박정태, "신수가 잘 하니 내가 더 기쁘다"
OSEN 기자
발행 2008.09.20 10: 22

"신수가 잘 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기쁘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거포로 자리매김한 추신수(26, 외야수)의 외삼촌 박정태 롯데 2군 타격 코치는 조카의 선전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박 코치는 "걔도 나 때문에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1990년대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했던 박 코치의 플레이에 반해 야구 선수의 길을 걷기로 마음 먹었을때 박 코치는 "신수는 순해서 야구하면 힘들다. 공부하는데 낫다"고 말릴 정도였다. 그러나 박 코치는 "신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한게 잘 된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신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효자"라고 추켜 세웠다. "추신수와 자주 통화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박 코치는 "가끔 통화한다. 신수가 잘할때는 자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라'는 말만 한다. 신수와 통화할때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한다. 걔가 나보다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도 잘 하고 있으니 야구에 대해 해줄 말이 없다. 신수에게 부담주지 않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전화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 집안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게 잘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든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가족 모두 힘을 합쳐 도와준다". 박 코치는 추신수를 위해 그림자처럼 도와줬다. 박 코치는 추신수가 다닌 학교의 야구부 감독들에게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결코 티나지 않게. 박 코치는 친형의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선수로 뛸때 형이 야구장에 오지 않아 많이 섭섭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 형은 내게 내색하지 않고 조용히 야구장에 찾아와 나를 응원했던 것이다. 티나지 않는 형의 응원에 내가 받은 감동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아마 신수도 세월이 흐르면 내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어 박 코치는 "신수가 야구를 잘 하면 모든 영광은 자기가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신수 덕을 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만약에 신수가 못한다면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와줘야 하지만 지금 잘 하고 있으니"라고 말했다. 추신수가 올림픽 대표팀에 참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박 코치는 "내가 마음이 아프다. 신수는 더욱 심할 것"이라며 "신수가 잘 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기쁘다"고 웃었다. 현역 시절 '근성의 대명사'로 불렸던 삼촌의 모습에 반해 야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할 만큼 뛰어난 선수로 성장했다. 조카의 성공을 지켜 보는 외삼촌은 언제나 기쁠 뿐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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