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는 속은 걸까, 속지 않은 걸까. MBC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멤버들에게 몰래 카메라를 들이댔다. 몰래 카메라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 먹는 수법이지만 유독 박명수에게만은 무용지물이다. 20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지못미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를 줄인 신조어) 특집 2탄’에서는 문제의 몰래 카메라 수법이 동원됐다. 속인다는 자체가 얘깃거리가 되던 시절은 벌써 지났고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속이느냐의 게임이 된 몰래 카메라는 최근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잘 해야 본전’인 경우가 많았다. ‘무한도전’판 몰래 카메라도 그래서 불안했던 것이 사실. 이를 잘 아는 ‘무한도전’ 제작진이 현직 연예기자까지 동원해 사실성(?)을 높이려 했지만 ‘예능 노장’ 박명수 앞에서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정형돈 기획-연출로 준비됐다는 ‘지못미 2탄-몰래 카메라’편은 ‘무한도전’ 멤버들 스스로를 웃음의 제물로 내놓았다. 자칫 ‘제 살 깎기’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부작용보다는 웃음이 많아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멤버들은 돌아가면서 상대를 속이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본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재석은 ‘정형돈이 멤버간 불화로 인해 무한도전 팀을 탈퇴한다’는 보도를 확인하러 온 가짜 기자들에게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은 채 웃는 낯으로 대했다. 노홍철은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인과의 열애설을 확인하러 아파트까지 몰려온 설정 기자들에게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며 평소의 배려심 깊은 모습을 보였다. 예능인에 도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이돌스타의 기질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전진은 ‘신화 멤버에서 전진이 퇴출됐다’는 소식에 울먹이며 망연자실했고 역시 열애설을 추궁 당한 정준하는 씻기지 않은 ‘취재진 울렁증’을 여실히 보여줬다. 멤버들 중 기질을 가장 잘 드러낸 이는 역시 박명수. 박명수는 40명이나 되는 가짜 기자들의 카메라 공세에도 “안 속아” “거짓말이야” “당신 기자 아니잖아”를 연발하며 제작진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결국 몰래 카메라를 실패작으로 만든 박명수는 “나를 속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큰소리 쳐 제작진으로 하여금 전의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어쩌면 ‘박명수 속이기 몰래 카메라’ 특집이 기획될 지도 모르겠다. 이날 ‘무한도전’의 ‘지못미 특집 1탄’에서는 멤버들로 하여금 캐릭터 분장을 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시켜 웃음을 만들었다. 지난 6일 방송됐던 올림픽 특집에서 게임에 진 멤버들이 벌칙을 수행하는 기획이었다. 박명수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히스 레저 분) 분장을 한 채 거리를 활보했고, 정준하는 쿵푸팬더, 노홍철은 왕비호, 정형돈은 가수 엄정화의 DISCO 의상, 전진은 신인시절의 사자머리를 한 채 대중 교통을 이용하며 시민들과 접촉했다. 이들은 남산 팔각정까지 가는 과정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