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강타자 잭 커스트(29)가 아메리칸리그의 새로운 '삼진왕'으로 올라섰다. 커스트는 20일(한국시간) 시애틀과의 홈경기에서 4타수 1안타 삼진 2개를 기록하며 시즌 삼진수를 187개로 늘렸다. 이로써 커스트는 롭 디어가 밀워키 소속으로 87년 세운 AL 단일 시즌 최다 삼진 기록(186개)을 21년 만에 경신했다. 커스트는 원래 삼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선수다. 124경기를 치른 지난해 164 차례(395타수)나 인플레이 없이 덕아웃으로 향해 삼진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꾸준히 삼진을 당한 끝에 야구사에 기록될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그러나 커스트를 형편 없는 선수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타율이 낮고 삼진이 많은 대신 그는 엄청난 수의 볼넷과 홈런으로 이를 상쇄한다. 지난해 볼넷 105개를 얻어내며 타율(0.256)에 비해 훨씬 높은 출루율(0.408)을 기록했고, 시즌 26홈런과 2루타 18개에 힙입어 장타율도 수준급인 5할4리를 마크했다. 올 시즌 커스트는 타율이 부쩍 떨어져 2할2푼8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볼넷은 세자릿 수를 돌파해 101개를 기록했으며 홈런은 지난해보다 많은 29개를 쳐냈다. 시즌 OPS는 8할2푼6리. 타율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오클랜드형 선수'다. 커스트의 소속팀 오클랜드도 삼진 기록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밥 베런 감독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커스트는 선수 경력을 통틀어 볼넷과 삼진이 많았다. 때로는 삼진을 당하지만 다음 타석에선 끝내기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나는 좋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AL 삼진왕에 오른 커스트이지만 메이저리그 전체에선 공동 8위에 불과하다. 커스트 위의 5명은 모두 내셔널리그에서 무수히 많은 삼진을 당했다. 지난해 단일 시즌 역대 삼진 기록왕에 등극한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199개)를 비롯해 애덤 던(애리조나, 195개), 마크 레널즈(애리조나, 192개) 등 현역 선수도 3명이나 존재한다. 이 가운데 하워드는 1위와 4위, 던은 2위와 3위 기록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커스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