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는 그라운드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내 인생을 되돌아 보는 계기인 것 같다". 지난 20일 오전 부산 모처에서 기자와 만난 정수근(31, 롯데 외야수)은 지난 날의 실수를 깊이 반성하는 모습이었다. 정수근은 7월 16일 새벽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건물 경비원 신 모(54) 씨와 시비 끝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혀 그라운드를 떠난 상태. 정수근은 소속 구단으로부터 '임의 탈퇴'라는 중징계를 받은 뒤 마산 용마고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주말마다 유소년 클럽에서 무급 코치로 활동 중이다. 정수근은 "공인은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는 말을 꺼낸 뒤 "팬들의 따가운 시선도 있지만 '하루 빨리 복귀하길 바란다'는 격려 속에 힘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마산지역 유소년 야구단 코치로 활동 중인 정수근은 "아이들이 즐겁게 야구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이곳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고 유소년 야구의 현실에 대해서도 느꼈다. 무엇보다 내 인생을 되돌아 보는 계기인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정수근은 롯데 경기가 열릴 때마다 TV 중계를 통해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정말 잘 되길 바랐다. 성적이 나쁘면 내가 더욱 미안했을 것 같다". 그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팬들도 많지만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는 팬들이 있기에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다. 롯데 이적 후 단 한 번도 가을 잔치에 참가하지 못한 정수근의 마음은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타 구단에서 더 많은 액수를 제시했지만 사직구장의 야구 열기를 느끼고 싶어 롯데를 선택했다. 한 번의 실수로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해 후회스럽다".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덕아웃에서 열심히 응원해도 좋다". 복귀를 향한 그의 투지는 뜨거웠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