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히터' 김현수의 역사적인 2008년
OSEN 기자
발행 2008.09.22 08: 40

[OSEN=이상학 객원기자] 만 스무살의 어린 타자가 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2008년은 역사적인 한 해가 될 수 있다. 두산 3년차 좌타 외야수 김현수(20)가 강력한 MVP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소속팀 두산의 115경기 모두 출장해 432타수 155안타로 타율 3할5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팀 선배 홍성흔과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주 5경기에서 23타수 12안타로 타율 5할2푼2리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21타수 3안타로 타율 1할4푼3리에 그친 홍성흔을 완벽하게 따돌렸다. 2위 홍성흔의 타율은 3할3푼9리. 사실상 김현수에게 기울었다. 김현수의 2008년은 상당한 의미를 시사한다. 최연소 지난 26년간 역대 프로야구 타격왕의 평균 연령은 28.5세였다. 실력과 경험이 중간치를 이루는 나이에서 타격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1982년 MBC 백인천이 39세로 최고령 타격왕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최연소 타격왕은 1993년 삼성 양준혁, 1994년 해태 이종범, 2006년 롯데 이대호로 모두 만 24세였다. 1988년 1월 21일생인 김현수는 올해 만으로 스무살밖에 되지 않았다. 또래들이 한창 주전으로 자리 잡을 시기에 당당히 리딩히터로 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것이다. 경기수가 적은 3월·8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에는 모두 월간 3할 이상 타율을 칠 정도로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최다안타 김현수는 최다안타 부문에서도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155개의 안타로 이 부문 2위 조성환(롯데·142개)을 무려 13개차로 따돌리고 있다. 더군다나 두산의 잔여경기가 롯데보다 2경기나 더 남아있다. 산술적으로 올 시즌 약 170개의 안타가 가능한데 역대를 통틀어 한 시즌 170안타는 9차례밖에 없다. 더군다나 김현수는 타격 1위다. 역대 타격왕이 최다안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던 경우는 7차례뿐이다. 타율의 관리가 필요한 타격왕은 무조건 안타를 치고 나갈 수 없을뿐더러 누적기록인 안타는 최대한 많이 출장해 쌓아야 한다. 김현수는 올 시즌 전경기 출장 중이다. 역대 전경기 출장 타격왕은 5차례밖에 없다. 출루율 메이저리그의 오클랜드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 이론에 따르면 타율은 가치가 떨어진다. 머니볼에서 최고로 치는 가치는 단연 출루율이다. 물론 머니볼 이론이 다 맞을 수는 없지만 김현수에게는 상관없다. 김현수는 타율도 높지만 출루율도 높은 타자이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와 함께 가장 많은 76개의 볼넷을 얻어 4할5푼8리의 출루율로 이 부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김태균(한화·0.422)이 뒤집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타율·안타에 이어 출루율까지 3관왕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타격왕이 출루율 1위를 차지한 경우는 12차례 있었지만 타율·안타·출루율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경우는 1982년 MBC 백인천, 1983년 삼성 장효조, 1994년 해태 이종범, 1998년 삼성 양준혁까지 단 4차례뿐이었다. 1994년 이종범은 그해 MVP를 차지했다. 김현수는 역대 5번째 타율·안타·출루율 3관왕이 되려한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