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C TV ‘무한도전’이 다시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분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20.1%를 기록, 5개월만에 다시 20% 고지를 돌파했다. ‘무한도전’은 4월 26일 21.2%를 기록한 뒤 계속 10%대 시청률을 보였다. 이 사이 ‘무한도전’은 숱한 위기론에 시달렸다. 그도 그럴 것이 2월 9일 28.9%까지 치솟았던 시청률이 올림픽 기간에 생긴 일이기는 하지만 8월 23일 10.2%까지 떨어졌다. 뭔가 원인을 분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방에서 위기론이 제시될 때마다 제작진은 ‘계절적 변수’를 언급했다. 해가 길어지는 여름이 되면 야외 활동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계절과 ‘무한도전’ 시청률과의 상관관계는 정말 있는 것일까? 2008년 ‘무한도전’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절기와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7년의 경우도 8월 말 이후 20%대 시청률이 간간이 나오다가 9월 말 이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대부분의 방송이 20%를 넘기고 있었다. 2월 2일 26.4%, 2월 9일 28.9%, 2월 16일 27.4%로 정점을 그린 ‘무한도전’은 이후 시청률이 하락해 4월 5일 이후부터는 다시 10%대가 주를 이루었다. 4월 26일 21.2%를 마지막으로 9월 20일까지는 단 한번도 20%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런 패턴은 2007년에도 비슷했다. 특이한 것은 20% 하회기와 20%상회기로 전환하는 시점이 춘분-추분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의 경우 3월 20일이 춘분이었고 9월 23일이 추분이다. 밤과 낮의 길이가 똑 같아진다는 절기를 기준으로 ‘무한도전’ 시청률도 상승과 하락 곡선을 반복하고 있다. 하하의 군입대가 2월 11일 있었는데 그 시기가 춘분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도 재미있다. 하하 군입대가 ‘무한도전’ 시청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에 딱 알맞다. 하지만 이 보다는 춘분이라는 절기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예년의 경우를 보면 더 설득력이 있다. 8월 23일 10.2%(2008년 최저 시청률,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예선 중계와 겹쳤음), 8월 16일 13.6%, 8월 2일 14.7% 등 2008년 최저점은 8월 8일의 말복과 시기가 비슷하다. 집안에 머물러 있기가 괴로운 시기다. 결국 토요일 오후 6시 반을 전후로 방송되는 ‘무한도전’은 방송시간대의 특성상 밤낮의 길이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결론이다. 이미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프로그램은 좀처럼 아성을 무너뜨리기 힘든 게 일반적이다. ‘무한도전’의 인기가 시들해지기 위해서는 ‘무한도전’을 대신할 만한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무한도전’은 절기상 본격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시기가 왔다. 올 겨울에는 또 얼마나 활약을 펼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