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직행으로 본 '2007 SK'와 '2008 SK'의 차이
OSEN 기자
발행 2008.09.22 11: 36

'2007 SK는 강했다. 그러나 2008 SK는 강함을 뛰어넘은 극강이다'. 2007 SK와 2008 SK. 두 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어리석은 질문일 수 있다. 똑같은 주축 구성원이 시즌을 시작했고 나란히 페넌트레이스 선두를 단독 질주하며 1위를 확정지었다. 게다가 '야신' 김성근 감독이 변함없이 사령탑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많은 야구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작년 2007시즌의 SK와 올해 2008시즌의 SK를 놓고 비교하고 있다. 심지어 김성근 감독과 선수들조차 1년전 SK와 지금의 SK를 종종 비교의 대상에 올리고 있다. ▲1위와 우승의 차이 SK는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정상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2007 SK가 '1위'였다면 2008 SK는 '우승'이었다. 올 시즌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규시즌 1위팀에 대한 혜택 확대와 함께 '우승'이라는 표현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단일리그제 특성상 우승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26경기를 치르면서 따낸 1위가 단순한 '예선 1위'의 성격은 아니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었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배당금도 대폭 늘어났다. 포스트시즌 배당금의 25%를 당장 확보했다.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혜택이다. 선수들에게는 확실한 당근책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SK 선수들에게 당근책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SK는 9월 28일 잠실 LG전에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원정이란 점을 감안하고도 선수들은 담담했다. 오히려 치밀어 오르는 흥분을 자제하기에 바빴다. 창단 첫 우승이기도 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성근 감독도 "페넌트레이스 1위팀에 대한 혜택이라고는 며칠 쉬는 것 밖에 없다"며 큰 아쉬움을 토로했었다. ▲관리와 자율의 차이 "언론이 좋아하는 말로 하자면 관리와 자율이라고 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말한 2007 SK와 2008 SK의 차이점이다. 2007 SK는 김 감독 한 명이 움직임이는 팀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김 감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곧 김 감독의 사인과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거기에 맞추기 위해 김 감독은 선수들을 정신무장시켰고 혹독한 훈련으로 체력을 키워냈다. 결국 73승 48패 5무로 6할3리의 시즌 승률을 올리며 페넌트레이스 정상을 차지했다. 시즌 타율은 4위(.264)에 그쳤지만 팀 방어율 1위(3.25), 득점 1위(603점), 최소 실점(465점),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 1위(.744), 홈런 1위(112개) 등 각종 기록을 석권했다. 그러나 2008 SK는 선수들이 김 감독의 야구를 이해하고 성숙해가면서 '극강' 모드로 진입했다. 2007 SK에서 겪은 더 혹독한 훈련 속에서도 불만보다는 '포기'를 선택했다. 피할 수 없으니 순순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지만 분명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선수들의 머리 속에 가득 차 있다. 이는 단일리그제 역대 두 번째로 빠른 1위 확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12경기를 남겨둔 22일 현재 77승 37패로 6할7푼5리의 승률을 기록했다. 팀 타율(.283)을 비롯해 장타율(.409) 출루율(.363)이 1위에 올랐고 팀 방어율 역시 3.32로 1위다. 이는 2007 SK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2008 SK에는 김 감독의 완벽한 시나리오와 선수들의 성숙함이 녹아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코나미컵을 마치자마자 올해를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됐다. 또 2군의 1군화를 통해 시즌에 발생할 수 있는 부상자 대책을 미리 세워 단계적으로 빈틈없이 밟아왔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가르치는 과정에서 이해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모두 성숙됐다. 정근우와 박재홍이 대표적이다. 선수들이 왜 야구를 하는지 알게 되면서 작년에 가진 불만이 올해는 없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SK를 역대 7번째(1983 해태, 1984 OB, 1985 삼성, 1994 LG, 2000 현대, 2002 삼성) 전 구단 상대 10승 이상 거둔 팀으로 약진했다. 어느 팀에게도 약점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감 있게 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괴력과 집중력의 차이 "우리가 강하다기보다는 상대가 약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김성근 감독은 2008 SK가 2007 SK보다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선수 구성은 지난해가 나았다. 이호준이 버틴 중심타선은 힘과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선발진에는 외국인 투수 레이번과 로마노의 활약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엄청난 전력의 손실을 겪어야 했다. 이호준이 빠지며 중심타선 구성에 애를 먹었고 외국인 투수 한 명은 부진, 또 다른 한 명은 구멍이었다. 그 때문인지 SK는 더 집중했다. 야구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흐름을 스스로 읽어갔다. 김 감독의 사인없이도 번트와 도루, 주루플레이, 팀 배팅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경기에서 되지 않는 부분은 훈련을 통해 메워가려는 노력도 당연한 것처럼 됐다. "작년은 내가 앞장 서 만들어 가는 팀이었다면 올해는 애(선수)들이 나서는 팀이라는 점이 차이다. 완성에 가까운 팀이다"는 김 감독은 "이기는 팀을 만들기보다 지지 말아야 하는 팀, 안지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2007 SK에 비해 2008 SK는 성숙해졌다. 그리고 구성원들인 선수들의 발전과 진화가 뚜렷하다. 전체로 대표되던 2007 SK가 전체 속에 개인도 빛나는 2008 SK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팀은 완벽한 SK로 가는 연장선상에 놓인 같은 팀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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