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처럼 축구도 성공해야 '무죄'
OSEN 기자
발행 2008.09.22 12: 41

사람은 변화를 싫어한다. 낯선 것에 익숙해지기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즐겁게 받아들이는 변화가 있다. 바로 여자의 변신이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여자의 욕망과 여자의 새로움에 호감을 드러내는 남자의 속성 속에 이는 묵인된다. 축구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의 전술을 갈고 닦는 데는 몇 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지난 1996년 아스날을 처음 맡아 유기적인 패스를 상징하는 팀으로 만들어낸 아르센 웽거 감독은 지난 2002~2003 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웽거 감독은 7년간 갈고 닦은 전술을 버리고 변화를 택했다. 어떤 뛰어난 전술도 세월의 흐름 속에 그 생명을 잃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티에리 앙리를 이적시키고 엠마뉴엘 아데바요르를 영입하며 속도와 공간의 미학에 높이를 가미한 것이 이를 상징한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005~2006 시즌 아스날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은 변화의 가시적인 성과다. 2005~2006 시즌 1무 2패로 고전했던 볼튼 원더러스에 최근 3-1의 손쉬운 승리를 챙긴 것은 변화의 보너스다. 아스날은 4승 1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변화에 목마른 것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2관왕을 달성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중심으로 유럽을 제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3050만 파운드라는 거액을 들여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영입했다. 베르바토프가 기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술과 달리 정적인 스트라이커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얼마나 변화를 갈구하는 지 알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의 시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는 아직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올 시즌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영입한 첼시와 스티븐 제라드 원맨팀에서 벗어난 리버풀도 변화의 선봉에 선 것은 같다. 이들 또한 강자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가 꼭 성공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시즌 도중 토튼햄 핫스퍼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안데 라모스 감독은 첫 시즌 칼링컵 우승 등을 거두며 변화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올 시즌 선수단의 물갈이가 역효과를 내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올 시즌 빅4 진입을 선언하던 시작과 달리 토튼햄은 꼴찌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고 승승장구하던 라모스 감독은 고개를 숙인 채 스페인 복귀설에 시달리고 있다. 마치 실패한 여자의 화장에 남자가 등을 돌린 것처럼 말이다. 결국 여자의 변신과 축구의 변화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그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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