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vs 검 vs 지휘봉 붓과 검과 지휘봉, 과연 누구의 손에 들린 것이 강할까. 우위를 가릴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뿐인 수목극 왕좌를 두고 박신양 송일국 김명민이 저마다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이미 경쟁을 시작한 MBC ‘베토벤 바이러스’와 KBS 2TV ‘바람의 나라’에 이어 오는 24일 SBS ‘바람의 화원’까지 최종적으로 가세하면 치열한 수목극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김명민-천재 지휘자 강마에 메스대신 이번에는 지휘봉을 들었다. 지난해 MBC '하얀거탑'에서 천재 외과의 장준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홍진아 홍자람 극본, 이재규 연출)에서 천재지휘자 강마에로 변신했다. 그 동안 젠틀하고 세련된 연기를 선보여 온 김명민의 냉혈한 연기와 나머지 출연자인 이지아, 장근석, 박철민, 이순재 등 신-구의 조화가 국내 최초 휴먼 음악 드라마라는 이색적인 드라마 소재에 힘을 더한다. 김명민은 극중 완벽한 지휘와 함께 독특한 말투를 구사, 매 회마다 ‘강마에 어록’을 탄생시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명민은 드라마를 위해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서희태 지휘자로부터 지휘법까지 배웠다고 한다. 송일국-고구려 3대왕 대무신왕 이번에는 검이다. 2004년 KBS 2TV '해신', 2006년 MBC '주몽' 등 사극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송일국은 올해 KBS 2TV ‘바람의 나라’(정진옥 박진우 극본, 강일수 연출)에서 또 한 번 사극 불패 신화에 도전한다. 동명의 김진의 만화가 원작인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대무신왕 ‘무휼’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한민족의 상고사를 다룰 판타지 사극. 극중 송일국은 고구려 3대왕인 대무신왕 무휼 역으로 변신한다. 전작에서 '주몽'을 연기했던 송일국이 '바람의 나라'에서는 주몽의 손자인 무휼로 분한 점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비슷한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를 뛰어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과연 송일국이 사극 3연타석 홈런을 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박신양-조선시대 천재화가 김홍도 그런가하면 박신양은 데뷔 13년만에 ‘바람의 화원’ 김홍도 역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한다. 동명의 이정명 작가의 소설이 원작인 '바람의 화원'은 조선 후기 천재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삶과 그림을 다룰 팩션추리사극. 남장여자 신윤복 역은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문근영이 맡았다. 지난해 ‘쩐의 전쟁’의 사채업자 금나라를 연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신양은 ‘쩐의 전쟁’을 연출했던 장태유 PD와 다시 손을 잡았다. 닮은 외모만큼이나 두 사람의 찰떡궁합이 드라마에 힘을 실어준다. 수차례 대본회의와 미팅을 거치며 드라마 스태프들의 앙상블을 강조한 박신양은 ‘바람의 화원’에 대한 열정을 태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신양은 “초반이지만 느낌이 아주 좋다. 작품이 끝나면 다들 이런 작품은 처음 해 봤다고 얘기하게 될 것이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 PD는 “‘바람의 나라’가 스케일이 굉장히 큰 남성적인 사극이라면, ‘바람의 화원’은 섬세한 감정의 사극”이라며 “감정과 디테일, 그림의 디테일과 예술적 향기로 승부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과연 수목극 정상 자리는 누구에게 돌아가게 될까. 결과는 시청자의 판단에 달렸다. yu@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일국, 김명민, 박신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