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입증' 백차승, 밝은 미래 기약하며 시즌 마감
OSEN 기자
발행 2008.09.23 03: 26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백차승(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2008년은 기억에 오래 남을 한 해다.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기회만 주어지면 수준급 피칭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던 믿음을 증명한 시즌이었다. 전날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6승째를 챙긴 백차승이 올 시즌을 마감했다. 로테이션 일정상 백차승은 샌디에이고의 최종전인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 등판이 잡혀 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탈락팀의 경우 마지막 경기를 유망주 위주로 기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백차승은 6승10패 방어율 4.87, 샌디에이고 이적 후 성적은 6승9패 4.71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MLB.com과 도 '22일 워싱턴전은 사실상 백차승의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다'고 전했다. 수확이 적지 않은 한 해였다. 스프링캠프 호투로 시애틀의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면서 백차승은 시즌 끝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롱릴리프로 활약하던 시애틀에선 1패 방어율 5.40에 그친 뒤 5월 22일 방출대기됐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그를 눈여겨보던 버드 블랙 감독의 부름을 받아 곧바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고, 붙박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때로는 기복이 있었지만 등판 마다 5∼7이닝을 꾸준히 소화하며 선발투수의 자질을 과시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회를 주지 않은 시애틀과 달리 샌디에이고에선 명투수 출신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9월 들어 절정의 투구를 펼친 점은 커다란 소득이었다. 지난 9일 LA 다저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한 뒤 1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선 투구 도중 오른팔 근육통을 입었지만 곧바로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시즌 마지막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백차승은 워싱턴전 호투의 요인을 '한 박자 빠른 템포'로 꼽았다. 평소 인터벌이 길고, 투구폼이 느린 탓에 가끔씩 집중력을 잃을 때가 있었는데, 블랙과 대런 볼슬리 투수코치의 조언에 따라 한 박자 빠른 투구를 펼친 게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블랙은 "백차승의 운동신경이 워낙 뛰어나 빠른 템포와 빠른 투구동작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었다. 와인드업에서 공을 뿌릴 때까지 시간을 단축하면서 스크라이크존의 원하는 지점에 공을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수 닉 헌들리도 "대단히 공격적이었다. 사인을 내자마자 공을 뿌렸는데, 마치 마음을 비우고 던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백차승을 바라보는 샌디에이고의 시선은 대단히 흐뭇하다. 내년에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할 만한 능력을 충분히 보유했다고 믿고 있다. 블랙은 "내년 선발로테이션 후보 중 상위권에 드는 선수가 백차승"이라며 "우리팀의 선발투수 5명 안에 포함될 만한 활약을 시즌 내내 보여줬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내년 시즌 에이스 제이크 피비와 크리스 영을 제외한 선발진의 3자리를 구단 내부에서 충원할 계획인데, 나머지 투수 가운데 백차승의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 시즌 동안 외부에서 투수를 보강하더라도 백차승이 최소 5선발을 차지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백차승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특별히 올해는 매우 행복했다. 샌디에이고는 19번이나 내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백차승은 이번 겨울 귀국해 모교인 부산고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그는 "후배들은 러닝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내가 쫓아가기 힘들 정도"라며 "최상의 몸상태로 내년 2월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고 오프시즌 계획을 밝혔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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