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대규(40)가 10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왔던 질병인 ‘악관절’을 돌이켰다. 통증이 심해 칼로 몸을 긋고 싶을 정도였지만 그에게는 이마저도 하나의 ‘교훈’이 됐다. 오대규는 22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예능선수촌’에 오현경, 안내상, 이상우와 함께 출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극심한 악관절 장애가 시작된 건 97년도. 극심한 스트레스와 관절 경직으로 악관절이 온 이후 오대규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발음이 전혀 되지 않아 말도 할 수 없었고, 통증은 상상을 초월했다. “어느 날 갑자기 치아를 닦는데 거짓말처럼 불행이 찾아왔어요. 말을 못하게 된 거죠. 배우가 말을 못하다니 거울을 보며 오히려 웃음이 나왔어요.”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는 그 때문에 조기종영이 됐다. “저 때문에 드라마가 조기 종영 됐죠. 그 이후로 3년 간 드라마에 출연하지 못했어요.” 아픔은 엄청났다. 식칼로 몸을 긋고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오대규는 “머리와 가깝기 때문에 알루미늄을 칼로 긁을 때 나는 느낌을 매일 듣고 살았어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식칼로 팔을 그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어요. 아내가 울며 겨우 나를 붙들었죠”라며 당시의 처절했던 아픔을 힘겹게 고백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문제는 통증에서 그치지 않았다. 하필 당시 97년도는 IMF였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지내면서 집안 살림은 점점 어려워졌던 것. 그는 “배고픔은 견디지 못 하겠더라”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놀란 MC 강호동이 “돈이 없어서 먹지 못했다는 의미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오대규는 “그렇다”고 대답, 충격을 줬다. 오대규는 “수돗물로 배를 채운 적도 있었어요. 당시 아이가 3살이었는데 배고픈 건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요. 차를 판 돈으로 생활을 하고, 작은 집으로 집도 옮겼어요. 이듬해 추석에는 부모님을 찾아가 자식이 이러고 있는데 어찌 그러실 수 있느냐며 텔레비전을 뒤엎기도 했죠.” 그는 미안함에 아내 얼굴을 도저히 볼 수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도 매일 밖에 나가 시간을 때웠다. “일이 없어도 집 밖으로 나갔어요. 신문을 사서 보다 나중에는 그마저도 돈이 없어 공짜 신문을 보게 됐는데 내가 얼마나 쓸모없는 사람인줄 미처 몰랐어요. 그 많은 구인광고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오대규는 “그 일은(악관절)은 내게 큰 교훈을 줬어요. 그 이후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습니다”고 밝혔다. 다행히 그는 지난 2004년 SBS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노작가 역을 통해 7년만에 재기에 성공했고, 내달 5일 종영할 SBS 주말극 ‘조강지처 클럽’에서는 불량남편이었지만 이제는 정신 차린 이기적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대규는 “‘작은 아씨들’이 종영할 때 시청자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절망의 나락 끝에서 저를 잡아주신 분들 감사하다”며 “연기자에게도 가족이 있지만 그보다 앞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 아니겠느냐”며 그 동안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한 얘기를 마무리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