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재능만 가진 배우, 함정에 빠지기 쉽다”
OSEN 기자
발행 2008.09.23 10: 02

MBC TV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홍진아 홍자람 극본, 이재규 연출)에 출연중인 중견배우 이순재(73)가 재능만 가진 채 노력하지 않는 배우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23일 경기도 용인 수지의 데이파크에서 진행된 드라마 현장 공개에서 기자와 만난 이순재는 “선천적 재능은 분명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만 재능만 가지고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며 “쉽게 스타가 된 배우들은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고 밝혔다. 이순재는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사람을 꼽자면 배우 신구이다. 옆에서 지켜보면 매 작품마다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요즘 배우들은 인기, 명성, 돈을 얻으면 이미 큰 스타가 됐다고 생각한다. 광고 찍고 돈을 번다고 배우가 아니다. 항상 변신할 줄 알고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서는 “클래식이 소재가 된 의미 있는 드라마이다. 다들 연습을 통해 멋진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데 내 연주는 사실 엉터리다. 애교로 봐 주시길 바란다”며 “드라마가 시청률과는 인연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관심을 가져 줘서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또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 드라마와 같이 음악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에서 실제 연주를 하려면 적어도 6개월은 연습을 해야 한다. 집중적인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불행히도 제작 여건이 여의치 않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다들 오랜 습성과 타성에 젖어서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드라마 사전 제작 시스템은 분명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드라마에서 오보에 연주자 김갑용으로 변신한 이순재는 촬영 현장에서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정열 넘치는 오보에 연주로 촬영장을 찾은 시민들의 뜨거운 환호을 받았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괴팍한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 절대음감 트럼펫 연주자 강건우(장근석 분), 매사에 낙천적이지만 다혈질적 면모를 지닌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이지아 분) 등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 외에도 이순재, 송옥숙 등 연기력으로는 두 말할 나위 없는 최고의 연기자들이 모인 국내 최초 휴먼 음악 드라마이다. 매주 수, 목 밤 9시 55분 방송. ricky337@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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