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이와쿠마, 역경 이겨내고 데뷔 첫 20승
OSEN 기자
발행 2008.09.23 15: 00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우완 에이스로 다시 태어난 이와쿠마 히사시(27)가 리그 우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두었던 '강호' 세이부 라이온스를 상대로 호투를 선보이며 데뷔 첫 20승 고지에 올랐다. 이와쿠마는 지난 22일 사이타마현 세이부 돔서 열린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6피안타(탈삼진 4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0승(3패) 달성에 성공했다. 일본 야구서 한 시즌 20승 투수를 배출한 것은 지난 2003년 다이에 호크스 사이토 가즈미(30. 현 소프트뱅크)와 한신 타이거스 이가와 게이(29. 현 뉴욕 양키스)가 20승을 달성한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20승 달성의 주인공이 이와쿠마라는 점은 일본 야구 팬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2004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긴테쓰의 마지막 에이스로 15승(1위) 2패 방어율 3.01(2위)의 성적을 거두며 전성기를 구가하는 듯 했으나 이중 동작, 부상 등으로 인해 라쿠텐 팬들의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갔던 이와쿠마의 부활이었기 때문이다. 왼발을 두번 차 올리는 특유의 투구폼에서 나오는 140km 후반대의 빠른 직구, 예리한 슬라이더를 자랑하며 긴테쓰의 미남 에이스로 군림하는 듯했던 이와쿠마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중 동작 투구폼을 용인하지 않는 아마추어 야구 룰에 의해 이와쿠마의 투구폼은 난도질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야구계 또한 2005시즌 부터 이중동작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멈춤 동작이 있었으나 다리가 위로 올라가지 않았던 가마쿠라 겐(24. 전 니혼햄)과 같은 투구폼에는 칼을 들이대지 않았던 반면 동작을 멈춘 후 발이 올라가는 스타일의 이와쿠마나 미우라 다이스케(35. 요코하마)에게는 엄격한 이중동작 금지를 적용했던 것이다. 한 팀의 에이스라는 점 또한 제약의 강도를 더했다. 2005시즌 후 지난 시즌까지 3시즌 동안 34승을 올리며 제 몫을 했던 미우라와 달리 이와쿠마는 바뀐 룰에 적응하지 못하며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2004시즌 후 긴테쓰를 합병한 오릭스 합류를 거부, 현금 트레이드 형식을 통해 라쿠텐에 새 둥지를 마련한 이와쿠마는 2005년 182⅓이닝을 던지며 1선발 노릇을 했으나 9승 15패 방어율 4.99를 기록하며 주춤거렸다. 이전 4시즌 동안 678이닝(한 해 평균 169.5이닝)에 29번의 완봉승을 올렸던 이와쿠마는 결국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2006, 2007시즌 총 6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그 사이 '마군' 다나카 마사히로(19)가 나타났고 아사이 히데키(24)까지 지난 시즌 8승(8패)을 올리며 선발진에 가세, 이와쿠마의 팀 내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시즌 개막 전 오른쪽 팔꿈치 뼛 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이와쿠마는 노무라 가즈야(72) 라쿠텐 감독의 관리 하에 제 위력을 떨치며 다시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이와쿠마는 20승 달성에 성공하는 동시에 다승 부문 2위 다르빗슈 유(22. 니혼햄, 15승 4패 방어율 1.95)를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다승 부문 1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와쿠마는 경기 후 와의 인터뷰를 통해 "굉장히 기쁘다. 그동안 팀에 폐를 끼쳤던 만큼 올시즌에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었다"라며 20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팀에서도 이와쿠마에 대해 투구수 제한을 두며 철저한 관리를 해주었으나 팔꿈치 수술 후 재활 과정서 럭비공을 이용, 무리가 가지 않는 투구폼으로 가다듬었던 선수 자신의 노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노무라 감독 또한 "현대 야구서 한 투수가 20승을 달성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20승 3패로 17승을 더 해주고도 왜 우리 팀이 리그 최하위(58승 3무 70패)인지 신기할 정도"라며 이와쿠마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ID 야구'의 창시자로 철저한 관리 야구를 펼친 노무라 감독이었으나 이날만큼은 제자의 부활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11이닝 연속 무 피홈런 기록까지 이어간 이와쿠마는 "2번의 선발 등판 기회가 남아있다. 등번호(21번)에 맞게 21승을 거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자비를 들여 태국에 세운 어린이 도서관 'Peaceful-World 21'에 대한 각별한 애정까지 담겨 있던 발언이었다. 동시에 라쿠텐은 이날 세이부전 승리로 리그 5위 소프트뱅크(61승 3무 70패)에 한 게임 반 차로 따라붙었다. 이와쿠마는 이를 의식한 듯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라며 팀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3년 간의 암흑기를 거쳐 다시 빛을 발한 이와쿠마는 팀의 탈꼴찌를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farinelli@osen.co.kr 라쿠텐 골든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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