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적 롯데 자이언츠를 꺾은 기세는 안방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가 3회 터진 이대수의 주자일소 결승 3루타를 비롯해 3회서만 대거 7득점하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히어로즈를 일축했다.
두산은 23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히어로즈전서 구원 투수 임태훈의 쾌투와 3회 터진 이대수의 좌익수 방면 결승 3타점 3루타 등에 힘입어 12-5 대승을 거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위(67승 49패, 23일 현재)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7위(43승 72패) 히어로즈는 3연패를 당하는 동시에 8위(42승 76패) LG에 2게임 반 차로 쫓기게 되었다.
선제점의 주인공은 히어로즈였다. 히어로즈는 1회초부터 정수성, 정성훈의 연속 안타와 강병식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맞으며 상대 선발 맷 랜들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무사 만루서 이택근의 병살타, 강정호의 삼진이 이어지며 단 1점만을 올리는 응집력 부족을 보여 주었다.
두산은 1회말 고영민의 몸에 맞는 볼 출루 후 김현수의 좌익수 키를 넘는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히어로즈는 2회 이숭용, 김동수의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든 뒤 권도영의 1타점 유격수 땅볼로 2-1을 만들었다. 여기에 정수성까지 1타점 좌전 안타로 득점에 가세, 히어로즈는 3-1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두산의 뚝심이 발휘된 순간 히어로즈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2회 이대수의 1타점 중전 안타로 2-3으로 추격한 두산은 3회 1사 만루서 최승환의 1타점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또다시 동점을 만들어 낸 두산에 이대수는 운이 따른 3루타를 선사했다.
이대수의 타구는 좌측으로 높게 뜬 뒤 파울 라인서 크게 튀어올랐다. 히어로즈 좌익수 정수성은 이를 잡기 위해 뛰어 들었으나 그가 타구에 가까이 갔을 때는 이미 페어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공이 쇄도하던 정수성의 글러브를 맞고 펜스 쪽으로 굴러가는 사이 이대수의 타구는 주자 일소 3타점 3루타로 돌변했고 이로 인해 경기는 순식간에 6-3, 두산의 리드로 돌변했다.
행운의 역전 3루타를 기록한 이대수는 후속 타자 이종욱의 중전 안타에 홈을 밟아 7-3을 만들었다. 히어로즈는 선발 이현승을 마운드서 끌어 내리고 잠수함 조용훈을 올렸으나 김동주는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 차를 9-3까지 벌여 놓았다.
선발 랜들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임태훈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7회까지 5이닝 동안 1피안타(탈삼진 6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경기를 확실하게 잡아냈다. 6점 차 큰 리드 속에 부담 없이 긴 이닝을 소화한 임태훈은 시즌 6승(5패)까지 자연스럽게 거둬들였다. 히어로즈는 8회 상대 좌완 금민철의 폭투와 황재균의 1타점 우전 안타로 4점 차까지 따라 잡았으나 승패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대였다.
두산은 8회서도 최준석과 최승환의 1타점 적시타와 상대 포수 강귀태의 포구 실책 등에 힘입어 3점을 더했다. 마지막까지 위력을 과시한 두산은 다음 경기를 위해 무자비한 폭격을 보여 주었고 이는 7점 차 대승으로 이어졌다.
김재호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복덩이' 이대수는 3회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면에서도 '재간둥이'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또한 이날 경기 전까지 히어로즈전서 1할5리의 빈타에 허덕였던 톱타자 이종욱은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향한 교두보를 확실하게 마련했다.
반면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은 2⅔이닝 동안 10피안타 9실점으로 뭇매를 맞으며 시즌 8패(5승)째를 떠안았다. 히어로즈의 프로 19년차 포수 김동수는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 프로 통산 2000경기 출장(역대 3번째)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동시에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녹록지 않은 기량을 보여 주었으나 팀의 대패로 빛을 잃었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졌다. 3회말 1사 만루 이대수가 싹쓸이 3루타를 치고 있다./잠실=손용호 기자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