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24일부터 SBS ‘바람의 화원’이 새롭게 경쟁에 뛰어 들면서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종영된 ‘워킹맘’을 제외하면 시청률 면에서는 KBS 2TV ‘바람의 나라’가 MBC ‘베토벤 바이러스’보다 조금 앞서고 있다. ‘바람의 나라’는 10일 첫 방송에서 14%를 기록했다. 같은 날 역시 처음 방송된 MBC ‘베토벤 바이러스’는 15.1%를 기록해 1.1% 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이후 줄곧 ‘바람의 나라’가 1~2%포인트 근소한 차로 앞서며 수목극 1위로 등극했다. 주인공인 송일국과 김명민의 대결 구도로 본다면 김명민의 승리다. 송일국은 이미 기존 사극을 통해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되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다. KBS 2TV ‘해신’, MBC ‘주몽’에서 선이 굵은 캐릭터를 연기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바람의 나라’에서 선보이는 무휼이라는 캐릭터는 기존의 그것과 차이가 있다하더라고 기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이 맡은 강마에는 매우 개성 강한 캐릭터다.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힘들 것 같은 과장된 표정과 행동이 그를 더욱 부각시킨다. 말할 때 마다 한쪽 입꼬리가 삐죽하게 올라가기도 하고 오만하고 제 멋대로며 자기 중심적이다. 말투도 특이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도 독설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 강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사랑받고 있다. 두 사람이 이렇듯 드라마를 통해 다른 행보를 가고 있지만 이것은 연기력과는 또 다른 문제다. ‘바람의 나라’는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드라마가 아니다. 36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가지고 무휼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드라마틱하게 전개해 나간다. 개개인의 캐릭터 보다는 드라마 전체의 흐름 속에서 캐릭터를 찾아가야 한다. 반면 ‘베토벤 바이러스’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 간다. 그 중심에 있는 강마에가 두드러질 수 밖에 없고 김명민은 오랜 연기 내공으로 자신만의 강마에를 만들어 뿜어내는 것이다. 이제 ‘바람의 화원’이 경쟁에 합류한다. ‘바람의 화원’ 역시 박신양, 문근영이라는 걸쭉한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가 부각되기 쉽다. 또 신윤복(문근영 분)과 김홍도(박신양 분)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미스터리한 죽음의 비밀을 밝혀가는 이야기다. 과연 ‘바람의 화원’이 수목극 판도를 어떻게 바꾸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