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LG 경기에서는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진기록이 나왔다.
2회 터진 김상현의 선제 솔로포로 앞서가던 LG는 7회 선두타자 최동수가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다. 이에 LG 김재박 감독은 최동수 대신 임도현을 투입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LG는 이병규가 중견수 플라이, 서동욱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김상현의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대주자 임도현은 쏜살같이 2루를 거친 후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선발 옥스프링이 호투하고 있었던 만큼 LG에게 있어 이 추가점은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는 큰 점수였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이 발생했다. SK측 어필을 받은 오훈규 3루심이 임도현이 3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돌았다며 '누의 공과'를 선언, 아웃을 선언했다. 결국 임도현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고 LG 김 감독까지 나와 강력하게 어필해봤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임도현의 이 주루플레이 미스는 8회 박재상에게 역전 2루타를 맞으며 탈꼴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LG에게 더욱 뼈아픈 결과를 낳게 했다.
누의 공과는 주자가 밟아야 할 베이스(루)를 지나칠 경우 상대팀의 어필에 의해 아웃이 적용되는 규칙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이날 전까지 역대 23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
이 진기록은 지난 1999년 4월 21일 청주구장 개막전에서 한화가 8-5로 앞선 6회말 최초로 기록됐다. 한화 송지만이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 가내영(쌍방울)의 초구를 노려쳐 우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린 뒤 1루 주자 로마이어에 이어 홈을 밟았다. 그러나 송지만이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고 그냥 지나쳤고 당시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있던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어필을 받은 나광남 주심이 누의 공과로 아웃을 선언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누의 공과는 지난해 7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회 조동화가 3루로 달리다 귀루 과정에서 2루 공과를 저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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