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울산, 컵대회 PO행 좌절에 오히려 '안도'
OSEN 기자
발행 2008.09.25 08: 36

아쉬운 탈락이었다.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모순된 말이지만 조 3위로 삼성 하우젠컵 2008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경남과 울산의 심정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득실을 따져보았을 때 컵대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컵대회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우승컵을 손에 쥔다고 해도 돌아오는 것은 상금 1억 원과 우승 트로피 1개에 불과하다. 물론 우승팀에 주어지는 무형의 영광을 고려하면 컵대회 우승도 중요하지만 FA컵이나 정규리그 우승에 따르는 혜택과 비교하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부터 한국에 배정된 티켓이 늘어나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이 컵대회 우승팀에는 없다는 사실은 성취 동기를 더욱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반면 컵대회 플레이오프 진출로 얻게 되는 손해는 상상 이상으로 커진다.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10월에 다른 팀과 달리 최대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치명타다. 작년 이맘때를 반추한다면 리그 막판의 대혼전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터. 이 미묘한 시기의 3경기는 특정 팀에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전반기 막판 포항이 승승장구할 수 있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컵대회 조별리그 면제로 가진 1주일의 여유였다. 결국 승점 2점 차이로 6위 인천을 추격하고 있는 경남으로서는 지난 24일 수원전은 이겨서도 크게 패해서도 안 되는 경기였던 셈이다. 경남의 이런 의도는 출전 선수 명단에서도 오롯이 드러났다. 알미르, 김동찬, 이상민 등 일부 1군 선수들이 출전하긴 했지만 수원을 꺾을 정예 멤버라기보다는 젊은 피의 분발을 기대하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그리고 경남은 예상됐던 대로 수원에 1-2로 패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정규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치열한 경쟁을 펴고 있는 경남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사정은 B조 2위를 놓고 성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울산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울산이 경남보다 나은 사정인 것은 분명했지만 수비 라인의 부상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컵대회 플레이오프 진출은 독이 될 수 있었다. 울산 또한 정규리그와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사정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stylelomo@osen.co.kr 경남 조광래-울산 김정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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