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천재화가였던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만남은 실제로는 어떠했을까. 그들의 만남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드라마를 통해 당시를 어렴풋이나마 상상하게 했다. 24일 동명의 이정명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SBS ‘바람의 화원’이 베일을 벗었다. 조선 후기 천재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삶과 그림, 그 속에 그들의 사랑을 녹여낸 드라마다. 박신양이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김홍도로, 문근영은 의문의 남자에게 살해당한 화공 서징과 가야금으로 유명한 당대의 명기 사이에서 태어난 신윤복을 맡았다. 특히 박신양은 이 작품을 통해 13년 만에 사극에 첫 도전한다는 사실과 문근영이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작품으로도 시청자들의 화제를 모아왔다. 첫 회는 김홍도(박신양 분)의 독백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신윤복)를 떠올리니 기쁘고, 그를 잃을 것이 슬프다. 그는 나의 제자였고 나의 스승이었고 나의 친구였고 그리고 나의 연인이었다’는 독백은 앞으로의 두 사람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암시했다. 이어 기우제날 춘계외유사생(야외에서 자유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수업)을 나간 신윤복(문근영 분)이 우연히 정순왕후(임지은 분)를 보고 그녀의 모습을 몰래 그리게 되고, 그림을 그린 화원 생도를 찾기위해 묘향산으로 유배를 간 김홍도(박신양 분)가 어명을 받고 도화서로 돌아오게 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두 사람은 저잣거리에서 김홍도의 그림을 놓고 서로 보겠다고 시비가 붙어 처음으로 만났다. 마지막 장면에는 시비가 붙었던 주인공이 실제 김홍도임을 알게 된 후 놀라 발을 헛디디는 신윤복을 엉겹결에 안게 되는 김홍도의 모습이 그려져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와 함께 천재 화가 김홍도를 시기해 그를 제거하려는 김조년과 장벽수(김응수 분) 등 반대파 세력의 음모와 정순왕후(임지은 분)와 김홍도를 아끼는 정조(배수빈 분)의 갈등, 신윤복과 정향(문채원 분)의 영화같은 첫 만남 등도 그려졌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영상미 넘치는 화면과 빠른 전개로 보는 내내 즐거웠다’ ‘실제 장면에서 그림으로 오버랩 되는 부분에서 미술적인 노력이 보였다’는 등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빼어난 영상미에 합격점을 줬다. 이어 ‘문근영의 남장 연기는 물론, 박신양과 나머지 조연들의 코믹 연기도 안정적이었다’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에 대한 화법과 필법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는 등의 의견도 올라왔다. 이날 ‘바람의 화원’ 첫 회는 시청률 11.6%(TNS미디어 기준)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베토벤 바이러스’는 18%, KBS 2TV ‘바람의 나라’는 16.1%로 선전했지만 ‘바람의 화원’ 또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어 앞으로 전개될 치열한 수목극 전쟁을 예고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