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새로운 성공사례를 내놓았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남은 6경기에서 2승만 챙기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게 된다. 큰 변고만 없다면 사실상 4강이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설령 4강 좌절의 대불운이 찾아온다해도 삼성은 밑진 것은 없다. 올해 큰 소득을 얻었기 때문이다. 수 년에 걸쳐 하기 힘든 타선 물갈이를 단 1년 만에 해치운 것이다. 타선에서 과감하게 신진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물갈이에 성공했다. 물론 보강이 필요하겠지만 향후 뉴삼성으로 불리울 만큼 공격진의 얼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의 올해 개막전 클린업트리오는 양준혁 심정수 크루즈이었다. 그래서 삼성을 우승후보로 꼽은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으로 제몫을 못했다. 장타 생산력이 떨어진 크루즈는 퇴출됐고 심정수는 왼무릎수술 때문에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집중견제를 받은 양준혁은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개막 클린업트리오의 부재로 팀이 부진에 허덕이자 선동렬 감독은 2군을 평정했던 홈런왕 박석민, 늦깎이 신인 최형우과 해외파 채태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감독의 전폭적 지원이라는 기회를 잡은 이들은 경쟁적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주전 중심타자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채태인이 후반기들어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게 아쉬었지만 한꺼번에 세 명의 주전선수를 얻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들은 뉴삼성의 얼굴들로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오로지 투수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라는 말을 들어왔던 선동렬 감독도 간판급 타자들을 키워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자극을 받은 노장 양준혁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더니 뒤늦게 힘을 보태주었다. 포수 진갑용도 타선에서 뒤지지 않는 활약을 했다. 이들과 함께 강봉규와 신인 우동균도 쏠쏠한 활약을 해주었다. 특출난 거포는 없었지만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해주었고 삼성은 4강행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이들은 내년 시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어김없이 2년째 징크스가 도사리고 있다. 다른 팀의 요주의 선수들로 부상했기 때문에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삼성이 향후 강팀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는 커다란 동력을 얻은 것만은 분명한 듯 하다. sunny@osen.co.kr 채태인-최형우-박석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