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종주국 잉글랜드도 오심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것일까. 한때 설기현이 활약해 우리에게 친숙한 레딩이 관련된 이야기다. 레딩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챔피언십 7라운드 왓포드전에서 전반 13분 선제골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득점이 아닌 뜻밖의 횡재였다. 심판의 황당무계한 오심에 의한 득점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받은 레딩의 한 선수가 슈팅을 날린 게 왓포드 선수의 몸을 맞고 튕겨 나오며 골포스트 왼쪽으로 흘러가는 도중 레딩 선수 중 한 명의 발을 맞고 아웃됐다. 이내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왓포드의 골키퍼 마르쿠스 하네만은 골킥을 준비했다. 그러나 주심의 휘슬은 골킥이 아닌 득점을 알리는 신호였고 부심은 골인을 선언했다. 비록 몇몇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움직이긴 했지만 심판이 착각할 만큼 교묘한 장면도 아니었다. 그러나 레딩의 득점은 인정되었고 기록상으로는 존 에우스타체의 자책골이 되었다. 선수들의 항의는 소용없었다. 사실 축구에서 골과 관련된 오심은 부지기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심이 골마우스 안에서 골라인을 넘었느냐 아니냐를 놓고 벌어진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골포스트 밖으로 흘러간 공이 득점으로 인정된 이번 사례는 매우 독특한 경우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번 오심에 충분히 번복할 만한 기회가 있었다는 데 있다. 스튜어트 애트웰 주심은 하프라인서 경기가 속개되기 전까지 판정을 번복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지만 끝내 왓포드 선수들의 항의를 기각하면서 이 경기는 희대의 오심으로 기억되게 됐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상대팀 왓포드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기도 했다. stylelomo@osen.co.kr 지난해 피스컵에 참가해 안양운동장서 훈련하는 레딩 선수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