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치면 결승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날 때부터 신장이 한 쪽밖에 없다는 약점도, 유망주의 틀을 깨지 못한 채 찾아왔던 야구 생활의 위기도 그의 타격 재능을 막지 못했다. 히어로즈의 8년차 야수 조중근(26)이 귀중한 결승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더욱 높였다. 조중근은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2-2로 맞선 연장 10회서 천금 같은 1타점 결승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외국인 주포 클리프 브룸바(34)의 조기 출국 이후 조금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 조중근은 시즌 막판에서야 자신의 재능을 떨치고 있다. 2001년 동산고를 졸업한 후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던 조중근은 한때 '2군의 배리 본즈'로 불리던 유망주였다. 발이 느린 편이고 어깨가 강하지 않아 외야수로는 큰 매력을 뽐내지 못했으나 힘을 모으는 타격과 정확성에서는 뛰어난 평가를 받았던 유망주다. 그러나 정작 1군서 확실한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던 것이 컸다. 조중근은 결국 지난 시즌 중반 현대 유니콘스로 트레이드 되었고 시즌 종료 후에는 소속팀의 공중 분해 위기로 어느 때보다 스산한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올시즌에도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던 그는 지난 1일 확대 엔트리 제도의 수혜자로 떠오르며 다음 시즌 1군 잔류 희망을 내비췄다. 조중근은 경기 후 "2사 1,2루라 잘 맞은 안타가 결승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커다란 장타보다는 직구를 때려내 안타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때마침 바깥쪽 직구가 날아왔다"라며 결승타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때를 기다려 포착해낸 조중근의 노림수가 들어 맞았던 순간이었다. 뒤이어 그는 "최근 선발 출장 기회를 부여 받으면서 경기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 팀 순위가 많이 떨어져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잔여 경기를 잘 치러내야 다음 시즌 더 좋은 결과물을 얻지 않겠는가"라며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승장 이광환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선발 김수경이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는데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며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털어 놓았다. 패장 김경문 감독은 "찬스 상황서 병살타가 자주 나온 것이 뼈아팠다"라며 패인을 밝혔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히어로즈의 경기가 2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졌다. 연장 10회초 2사 주자 1,2루 히어로즈 조중근의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1루에서 홈을 바라보고 있다./잠실=민경훈 기자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