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성적은 비록 바닥이지만 개인성적에서는 진기록이 잇달아 작성됐다.
2008시즌 예상 밖으로 최하위에 머문 LG 트윈스가 개인기록에서는 귀한 기록들을 쏟아낸 한 해였다. 올 시즌 LG 선수들 중에서 진귀한 기록을 수립한 선수는 3명이다. 유망주로 각광받았으나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다가 올 시즌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외야수 안치용(29), 발빠른 톱타자인 이대형(25), 그리고 2군에서 기량연마 후 1군에 올라온 기대주 서동욱(24)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시즌 중반 주전 외야수 박용택의 부상으로 1군 도약 기회를 잡은 ‘늦깎이’ 안치용은 녹록치 않은 타격 실력을 보여주던 6월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으로 모두 기록하는 것)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4년 만에 나온 진기록으로 통산 13번째 작품이었다. LG 선수로는 1994년 서용빈 이후 14년 만에 나온 값진 기록이었다.
‘슈퍼소닉’ 이대형은 특기인 도루에서 진기록을 수립했다. 도루왕 2년패가 유력한 이대형은 9월 13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60번째 도루를 성공시켜 프로 6번째로 한 시즌 60도루를 달성했다. 1997년 KIA 이종범 이후 11년만에 나온 진기록이었다.
시즌 막판인 25일 문학구장 SK전에서는 서동욱이 또하나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스위치히터인 서동욱은 이날 7회 좌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터트린데 이어 9회에는 우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날려 ‘한 경기 좌우타석 연타석 홈런’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달성했다.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은 그동안 2번(롯데 호세와 최기문)이 있었으나 연타석으로 홈런포를 기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 최하위로 기대에 못 미친 LG이지만 선수들의 진기록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비록 팀성적 부진으로 빛이 덜했지만 이들의 기록은 프로야구사에 빛날 귀중한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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