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현실 속에서 희망 가득한 미래가 있기에. 정규 시즌 최하위 LG 트윈스는 초라한 팀 성적 속에서 내년 시즌 타선을 이끌 안치용(29, 외야수), 이병규(25, 내야수), 서동욱(24, 내야수)의 활약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신일고-연세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02년 LG에 입단한 안치용은 억대 계약금(1억 3000만 원)을 받은 거포 기대주. 아마 시절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안치용은 프로 무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6년간 105경기에 출장, 타율 1할1푼9리(126타수 15안타) 13타점 19득점 6도루에 그쳤다. 입단 동기이자 라이벌 박용택(29)이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으나 그는 2군을 전전했다. 아마 최고의 거포에서 방출 위기에 처한 2군 선수로 추락하고 말았다. 올 시즌 기회를 잡은 안치용은 옛 명성을 되찾았다. 25일까지 95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7리(350타수 104안타) 7홈런 50타점 45득점 6도루.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 중인 이병규와 동명이인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병규는 리틀 이병규라는 애칭처럼 매서운 타격 솜씨를 뽐낸다. 경북고 시절부터 교타자로 명성을 떨친 이병규는 한양대 4학년 때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에 뽑힐 만큼 준수한 기량을 보여줬으나 프로 구단으로부터 외면 당했다. 체격 좋은 거포들이 즐비한 1루 자리를 차지하기에 그의 체구(178cm 77kg)는 왜소했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7)의 부상 속에 기회를 잡은 이병규는 25일 현재 타율 2할6푼6리(64타수 17안타) 1홈런 9타점 7득점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기고 출신 거포 내야수 서동욱은 2003년 2차 지명 1순위로 KIA에 입단한 뒤 2005년 LG로 이적하자마자 상무로 입대했다. 올 시즌 장타력이 뛰어난 스위치 히터로 기대를 모았지만 2군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배팅 파워는 뛰어났지만 순발력이 부족했기 때문. 2군에서 칼을 갈았던 서동욱은 21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50타수 14안타) 3홈런 9타점 6득점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25일 문학 SK전에서 좌우 타석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LG. 타선을 이끌 강타자 삼총사의 활약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있기에 LG의 미래는 절망이 아닌 희망이 가득하다. what@osen.co.kr 안치용-이병규-서동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