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민병헌, 두산의 히든카드
OSEN 기자
발행 2008.09.26 13: 18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스윙을 바꿨다" '발야구 3총사'의 막내 민병헌(21. 두산 베어스)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9일 잠실 롯데전서 2루 도루를 시도하던 도중 손등 부상을 입은 뒤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갔던 민병헌은 지난 14일 다시 1군 무대에 합류했으나 손등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경기 후반 교체요원으로 출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 23일 부터 배팅 훈련에 들어갔다"라고 밝힌 민병헌은 부상 이후에 대해 묻자 "손등뼈 골절로 5주 정도 깁스를 하고 있었다. 깁스를 푼 이후에도 온전치 않은 상태라 방망이를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요새는 다시 배팅 훈련을 할 수 잇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덕수 정보고를 졸업하고 2006년 2차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민병헌은 지난 시즌 2할4푼4리 3홈런 31타점 30도루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 주었다. 100m를 11.4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나쁘지 않은 외야 수비,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 능력에 타격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비춘 민병헌은 시즌 개막 전 이종욱(28)-고영민(24)과 함께 '발야구 3총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민병헌의 2008시즌 성적은 타율 1할9푼4리(93타수 18안타, 25일 현재)에 홈런과 타점 없이 도루 18개에 그치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타격에 대해 묻자 그는 "당겨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 보니 임팩트 순간 손목을 올려서 때려내려는 습성이 있었고 배트 중심에 자주 빗나가는 바람에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민병헌의 9월 이후 타격 성적은 3할1푼8리(44타수 14안타) 1홈런 7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40% 가량의 타구가 외야 오른쪽으로 밀어쳐서 나온 안타였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 했다. 배트 결대로 간결하게 밀어친 타구가 상당수 안타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그에 대해 이야기 하자 민병헌은 "지난 시즌을 떠올려보니 그랬던 것 같다. 요새는 당겨치는 데 집중하기보다 공을 내려 찍는 듯한 스윙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운 컷 스윙'이라 불리는 내려찍는 타격은 공의 회전력과 반발력을 일으키며 타구 비거리를 더욱 늘려주기 때문에 2루타 이상의 장타 양산도 가능한 타격이다. 올시즌에는 이용규(23. KIA)가 그와 같은 타격을 선보이며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주역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끌어 당기는 데 집중하는 것 보다 밀어치는 팀 배팅이 더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민병헌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모습으로 "열심히 해서 다시 제 자리를 찾도록 노력해야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다시 치열한 주전 경쟁을 치러야 하는 민병헌이었지만 지난 시즌 자주 보여줬던 웃음은 아직도 여전했다. 김경문 감독 또한 민병헌에 대해 "성장통이라고 봐도 되겠다. 아직 젊은 선수인 만큼 지금의 어려움이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리셋(Reset)' 버튼을 누르고 다시 외야 주전 경쟁전을 펼치게 된 민병헌이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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