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승률 타이틀, SK 집안싸움되나
OSEN 기자
발행 2008.09.26 13: 24

[OSEN=이상학 객원기자] 프로야구 투수 부문 공식 개인 타이틀은 모두 6개다. 다승·방어율·탈삼진·세이브·홀드 그리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승률이다. 시즌 중반까지 기준을 채우기가 쉽지 않아 순위를 매길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목받기 어렵다. 승리수를 승패 합계수로 나눠 산출하는 승률은 10승 이상 거둔 투수들에만 한해 1위를 가린다. 최소 5명이 조건을 갖출 때부터 순위를 매긴다. 그 승률왕 싸움에서도 페넌트레이스 1위 SK가 돋보인다. 올 시즌 유력한 승률왕은 두산의 ‘특급 셋업맨’ 이재우(28)였다. 이재우는 지난 7월15일 문학 SK전 구원승으로 시즌 10승째를 거둔 뒤 지난 7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도 구원승을 따내며 11승을 기록했다. 당시 패전은 1패뿐이었다. 승률은 무려 9할1푼7리. 그러나 지난 16일 문학 SK전 구원패를 당하더니 25일 잠실 히어로즈전에서도 구원패하며 시즌 3패째를 안았다. 승률은 7할8푼6리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SK 채병룡(26)이 치고 올라왔다. 채병룡은 지난 24일 문학 LG전에서 올 시즌 최다 8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실점만 하는 역투로 선발승하며 시즌 10승째를 채웠다. 패전은 단 2패. 승률은 8할3푼3리로 끌어올리며 승률왕 조건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재우의 시즌 3패째와 함께 승률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02년 데뷔 후 개인 타이틀이 단 하나도 없는 채병룡으로서는 아주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승률왕 경쟁자가 또 결코 만만치 않다. 바로 팀 동료 정우람(23)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78경기에 등판한 ‘마당쇠’ 정우람(23)은 9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정우람이 2패를 유지한 채 1승을 더해 10승을 채우면 승률 8할3푼3리로 채병룡과 승률 부문에서 동률을 이루게 된다. 지난 2004년 데뷔한 정우람도 아직 개인 타이틀이 없다. 승률왕 공동 수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승률 타이틀은 공동 수상이 3차례나 있었다. 1985년 삼성 김시진과 OB 윤석환이 나란히 8할3푼3리의 승률로 공동 수상했다. 1998년에는 LG 김용수와 현대 김수경이 7할5푼으로 승률왕 타이틀을 공유했다. 2001년에는 삼성 외국인 투수 발비노 갈베스를 비롯해 LG 신윤호와 롯데 손민한까지 무려 3명의 선수가 나란히 승률 7할1푼4리를 마크하며 이 부문 1위 자리를 함께 한 바 있다. 승률 타이틀 요건은 지난 1982년 출범 후 3차례 바뀌었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에 한했으며 1986년부터 1998년까지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10승을 거둔 투수를 대상으로 했다. 1999년 이후로는 규정이닝에 관계없이 10승 이상 거둔 투수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 최고 승률왕은 1993년 삼성 오봉옥과 2002년 삼성 김현욱의 1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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