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이라는 수식어가 들어맞는 활약이다. 프로 입문 3년 만에 자신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현수(20. 두산 베어스)가 기록 면에서도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며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김현수는 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3회말 2사 2루서 상대 선발 존 에니스(29)의 높은 직구(143km)를 때려내며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실투가 날아오자 득달같이 휘두른 배팅이 인상적이었으며 김현수의 적시타는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타가 되어 팀의 1-0 신승을 이끌었다. 동시에 김현수는 이 안타로 14경기 연속 안타 기록 및 2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김현수는 9월 들어 4할1푼8리(91타수 38안타, 26일 현재) 3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후반기 더욱 달아오른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올시즌 3할5푼6리(1위) 8홈런 84타점(5위)를 기록하게 된 김현수는 경기 후 연속 안타 및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에 활짝 웃으며 "그런가요. 그렇게 자세하게는 모르고 있었는데"라고 이야기했다. 결승타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다른 때와 비슷하게 직구가 날아들어 그대로 때려냈다. 그게 안타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또다시 클러치 능력을 과시한 김현수는 이 안타로 올시즌 9번째 결승타를 기록하게 되었다. 김현수의 세부 기록을 더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득점권 상황서 김현수의 타격 성적은 3할9푼3리(135타수 53안타) 3홈런 73타점이다. 특히 2아웃 상황에서 찾아 온 득점 찬스에서는 3할4푼9리(63타수 22안타) 2홈런 32타점으로 대담한 타격을 과시했다. 김현수는 부쩍 좋아진 타점 생산 능력에 대해 묻자 "이종욱(28) 선배나 고영민(24) 선배 등 앞선 타자들이 자주 출루하면서 빠른 발로 투수들을 흔들어 주기 때문이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나 앞에 차려진 밥상에서 제대로 된 숟가락질을 보여 준 그의 타격 또한 대단했다. 김현수 개인의 잠재적인 득점 능력 또한 굉장한 수준이다. 올시즌 78득점(6위)을 기록한 김현수는 장타력을 반영하는 동시에 타자 개인의 출루 능력을 중시하며 잠재적인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는 GPA(Gross Production Average)서 3할3푼을 기록하며 3할4푼4리를 마크한 김태균(26. 한화)에 이어 전체 타자들 중 2위에 올랐다. (출루율*1.8+장타율)/4라는 공식에 각 수치를 대입하는 GPA는 3할만 넘어도 굉장히 좋은 타자로 평가받는다. 주루 플레이면에서도 가끔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현수지만 그래도 1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무시할 수 없는 주자로 자라났다. "도루 시도하면 성공 가능성이 반반이라 어렵다"라며 머리를 긁적거린 김현수였지만 그는 100m를 12초 대에 끊는, 나쁘지 않은 발 빠르기를 갖추고 있다. 주루 시 무게 중심이 아래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2루를 지나칠 때의 가속력 또한 나쁘지 않다. 출루 능력이 좋은 만큼 득점을 더 쉽게 올릴 수 있는 능력까지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다. 상대 투수들에게 김현수가 무서운 타자로 불려지는 이유는 그저 1~2 가지에 그치지 않는다. 2004시즌 이후 그동안 보편화되어 있던 '2인 테이블 세터' 전략이 아닌, '3인 테이블 세터'에 가까운 전략을 꺼내 들었던 김경문 감독의 작전에 출루 능력과 타격 정확성, 무시할 수 없는 발 빠르기를 지닌 김현수는 너무나도 알맞은 타자다. 아직 만 20세에 불과한 김현수가 앞으로도 좋은 활약으로 팬들의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