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여명의 선수들을 생각하자니 차마…".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한 신인 투수의 배려 깊은 글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지난 24일 SK와 입단 계약을 마친 투수 박현준(22). 박현준은 지난 24일 SK와 입단 계약을 맺은 다음날 새벽 자신의 미니홈피에 기쁨과 아쉬움이 동시에 교차하는 글을 남겼다. '용 심장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은 "어떤 팬분이 그러셔요. SK 입단이 석연치 않으시냐고"로 시작한다. 이에 박현준은 "왜 안기쁘겠어요. 기쁘죠"라면서도 "하지만 기쁘다고 해서 남들 가슴 아픈 거 모른 척 하면서 제 기분 내기에는 좀 아닌 거 같아서요"라고 답했다. 프로구단에 지명받은 기쁨보다는 지명받지 못한 채 다른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주위의 많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배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현준은 "이 글 쓰고 있는 저도 지금 갈팡질팡합니다. 팬분들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히 해야하는거 같기도 하고 920여명의 선수들을 생각하자니 차마 못할거 같고…"라고 말해 야구인 실업 문제와 관련한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시즌도 끝났고 계약도 마무리 했습니다"라며 "이제 SK맨이 된 것을 실감하네요. 열심히 할게요. 도장 쾅쾅쾅!"이라고 글을 마쳐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글을 읽은 야구팬들은 "어린 선수가 생각이 깊다"며 "어서 프로에 와 좋은 활약 펼쳐주길 바란다"고 독려하고 있다. 전주고를 나왔고 경희대를 졸업할 예정인 2009년 2차 1번 박현준은 182cm의 키에 82kg의 몸무게를 지닌 당당한 체격을 지녔다. 150km대를 육박하는 직구가 위력적인 사이드암 투수로 완투 능력까지 지니고 있는 유망주. 올해 체코에서 열린 제 4회 세계대학야구선수권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계약금 1억 2000만 원, 연봉 2000만 원에 SK와 계약한 박현준은 다른 신인들과 함께 오는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스포테인먼트 및 신인 선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교육을 받게 되며 이후 메디컬 체크를 받게 된다. 한편 SK는 신인 선수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는 팬을 위해 신인 선수 경기 동영상을 SK홈페이지(www.sksports.net)에 업로드했다. 신인 선수들의 모습은 와이번스 미디어 내 와이번스 TV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letmeout@osen.co.kr 박현준 미니홈피 캡쳐 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