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계속된 9월의 역투. 그러나 또 다시 승리가 날아갔다. 한화 3년차 우완 정통파 유원상(22)은 9월의 에이스로 재탄생했다. 유원상은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올 시즌 다섯 번째 퀄리티 스타트로 방어율도 5점대(5.03)에서 4점대(4.85)로 떨어뜨렸다. 그러나 또 다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불운을 입었다. 이날 유원상은 최근 왜 상승세를 탔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1회 시작하자마자 1번 김주찬과 2번 이인구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득점권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이대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허용한 1점이 실점의 전부였다. 이인구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는 등 계속되는 위기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제 피칭하며 추가실점을 막아냈다. 2회까지 투구수가 43개로 많은 편이었지만 3회부터는 쾌속질주했다. 3회부터 6회까지 1피안타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4회부터 6회까지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최고 145km 묵직한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효과적으로 끄집어냈다. 6회까지 총 투구수는 겨우 77개. 7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 번째 투수 송진우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유원상은 9월 가을바람을 맞아 그야말로 무적으로 거듭났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8경기에서 31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자책점이 단 2점밖에 되지 않는다. 9월 첫 7경기에서 24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까지 벌였다. 고질적인 볼넷을 12개뿐이었지만 탈삼진은 무려 24개나 잡아내는 위력을 떨쳤다. 방어율(0.57)과 이닝당 출루허용률(0.86) 모두 0점대이고, 피안타율도 1할대(0.146)일 정도로 매우 위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원상은 또 다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9회 2사 후 2점차의 리드를 마무리투수 브래드 토마스가 3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해 승리가 날아갔다. 이로써 유원상은 9월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1패1홀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독하리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비록 승은 없을지라도 9월 한화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유원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