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상학 객원기자] 실낱 같은 희망도 놓쳤다. 어이없는 플레이의 연속으로 다 잡았던 승리가 날아갔다. 한화가 충격적인 재역전패를 당하며 절망의 늪으로 빠졌다. 한화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올 시즌 마지막 원정경기에서 9회 2사까지 3-1로 리드하며 승기를 잡았으나 이후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의 연속으로 2실점하고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으로 들어가더니 결국 10회 최기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로 재역전패했다. 이날 4위 삼성이 두산에게 0-5로 패했지만, 5위 한화도 패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트래직넘버는 ‘1’로 줄었다. 동점을 만드는 과정부터 불안했다. 0-1로 뒤진 4회 한화는 2사 후 덕 클락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범호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1루 주자 클락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과정이 타이밍상 아웃이었다. 유지훤 3루 베이스코치가 두 팔을 말렸지만 클락이 이를 늦게 보고 홈으로 쇄도했다. 운 좋게 상대 유격수 박기혁의 실책으로 득점에 성공했지만 불안함을 노출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행운은 두 번 오지 않았다. 승리를 목전에 둔 9회. 마정길이 1사를 잡은 뒤 한화는 마무리투수 브래드 토마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카림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었다. 그러나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했다. 포수 이희근의 패스트볼로 대주자 김민성이 3루까지 진루했다. 뒤이어 정보명이 한화 2루수 이여상을 맞히고 굴러가는 적시타를 날렸다.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이여상이 몸을 날려 막은 정보명의 타구는 단타성이었다. 그러나 강민호가 홈을 밟는 사이 아무도 2루에 베이스커버를 가지 않았다. 베테랑 김민재가 이여상을 맞고 굴러간 타구를 쫓는 사이 2루는 무주공산이 되어버렸다. 정보명의 단타가 2루타로 둔갑되는 순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후석 이원석의 1루 롯데 덕아웃 앞 파울타구를 포수 이희근이 놓쳤다. 약간은 어려운 타구였지만 어려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기회를 놓쳐버렸다. 결국 이원석이 볼넷으로 보낸 한화는 박기혁에게 뼈아픈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연장을 허용하고 말았다. 실책으로 기록된 플레이는 하나도 없었지만,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의 연속으로 다잡은 승리를 놓치고 만 것이다. 이미 승기가 롯데로 넘어간 상황에서 연장으로 넘어갔고 승부는 불보듯 뻔했다. 김혁민이 최기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3-4 재역전패. 이제 한화는 남은 2경기에서 1패만 해도 자동으로 탈락하게 되며 설령 2승을 거둬도 삼성이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해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자동으로 완전소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