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단장이 등장할 것인가. 전면적인 구단 개편을 추진 중인 시애틀 매리너스가 차기 단장으로 여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AP통신은 28일(한국시간) 시애틀의 차기 단장 후보군에 킴 응(40) LA 다저스 부단장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1억 달러의 연봉총액으로 100패를 기록한 시애틀의 척 암스트롱 사장은 "올해는 최악의 한 해 였다. 새로운 사고가 절실한 시기"라며 "인종과 성별을 막론하고 우리팀에 적합한 최선의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응은 중국계 아버지와 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으로 오래전부터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단장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카고대에서 대중정책을 전공한 그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프로젝트 애널리스트로 야구계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화이트삭스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97년 29세의 나이에 뉴욕 양키스의 부단장으로 임명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고, 2001년 LA 다저스로 옮겨 현재까지 몸담고 있다. 응은 2005년 빌 에반스 전 단장에 이은 다저스의 정식 단장 승격으로 유력하게 꼽혔지만 프랭크 매코트 구단주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네드 콜레티를 영입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응은 남성들의 전유물인 야구계에서 동양계 여성으로 재직하며 고충도 적지 않게 겪었다. 특히 2003년 뉴욕 메츠의 단장 보좌역으로 일하던 빌 싱어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만취한 싱어는 야구계 인사들이 모여 있던 애리조나의 한 호텔바에서 "인디애나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성장한 다저스 부단장"이라고 소개한 응에게 중국어 말투를 흉내내며 모욕감을 줬다. 양키스 시절 응의 상사였던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이 급히 끼어들어 상황이 수습됐고, 메츠는 곧바로 싱어를 해고했지만 이 사건은 미국 야구계의 뿌리깊은 남성 우월의식의 일단을 드러낸 사건으로 남아 있다. 적지 않은 기간 야구단 프런트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응은 선수의 능력을 파악하는 스카우팅 능력은 물론 조직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언젠가는 최초의 여성 단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끊이지 않아 왔고,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미국 야구계가 워낙 보수적인 곳인 데다 그가 상대해야 하는 나머지 29개 구단 단장이 모두 남성이라는 점에서 정식 단장 임명을 확신하기에는 이른 편이다. 발 바바시 단장을 시즌 중반 해임하고 리 펠레쿠다스 임시 단장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시애틀이 주위의 기대대로 응을 차기 단장으로 정식 임명할 경우 시애틀은 '친 아시아 구단'으로 입지를 더욱 굳힐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