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정지은 SK에 에스테반 얀(33)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팀방어율 1위(3.27) 팀세이브 1위(42) 팀홀드 1위(70) 팀실점 최저(435) 등 올 시즌 투수 부문을 싹쓸이 하는 중이지만 얀의 가세는 이런 수치 외에도 많은 안정감을 주고 있다. 얀은 27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마무리로 나가 단 1개의 공만 던지고 세이브를 거뒀다. 8-1로 앞서다 8-4까지 몰린 상태에서 신윤호, 최상덕으로 좀처럼 진화가 힘들어 보였지만 얀이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경기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얀은 지난 1987년 이진우(청보)가 4월 5일 사직 롯데전 이후 역대 31번째로 최소투구(1구) 세이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지난 4월 17일 잠실 KIA전에서 LG 우규민, 지난 4월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두산 정재훈이 각각 역대 최소투구 세이브를 기록했다. 얀은 올 시즌 14경기에 출장, 1승 무패 6세이브 0.73의 방어율을 올렸다. 1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마운드에서 표정이 변함이 없다"며 "이번 용병은 잘 뽑은 것 같다. 연타를 맞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신뢰를 보내고 있다. 얀은 두 차례 선발로 나왔지만 최근에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 정대현 대신 마무리로 기용되고 있다. 얀의 가세는 SK 마운드를 더욱 높여놓는 계기가 됐다. 보직에 상관없이 언제든 전천후 스윙맨으로 투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원형과 함께 가장 SK에 부합하는 투수다. 오는 10월 26일 문학구장에서 시작할 예정인 한국시리즈 때도 마찬가지. 정대현이 컨디션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이승호와 함께 더블 스토퍼로 얀을 내세울 예정이다. 물론 정대현이 마무리로 복귀할 경우에는 바로 앞에서 위기를 최소화시키는 임무를 맡는다. 선발 등판도 가능하다. 지난 2일 문학 히어로즈전과 7일 잠실 LG전에서는 각각 6이닝 1실점과 7이닝 무실점으로 선발 투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냈다. 또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주는 롱릴리프로도 괜찮고 마무리로도 손색이 없다. 얀 한 명의 등장은 마운드 전체에 걸릴 수 있는 과부하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는 평이다. 얀의 다양한 쓰임새는 김성근 감독의 고민을 상당 부분 해소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얀의 자리를 뺀 나머지 자리를 두고 마운드의 경쟁이 더욱 가중되고 있어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SK 전력과 긴장감 유지는 흔들림이 없을 예정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