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뿔' 김수현, 실패를 모르는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8.09.28 08: 12

데뷔 40년? 강산이 네 번 바뀐 세월이다. 왕년의 청춘 스타들이 이제 할아버지 할머니를 연기할 즈음, 세상 변화를 쫓아가기 힘든 방송작가는 펜을 놓을까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 단, 김수현 작가 만큼은 제외하고서다. 65세 김수현 작가의 아성은 아직도 굳건하다. 아니, 철옹성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이다. 최근 '내 남자의 여자'에 이어 '엄마가 뿔났다'(이하 '엄뿔')로 시청률과 비평의 양쪽을 휩쓸고 있다. 특히 KBS 2TV '엄뿔'은 28일 방송분에서 TNS코리아 조사 결과, 전국시청률 35.1%를 기록하는 등 전국의 안방마님들을 안방극장 앞으로 모으는 중이다. 김수현 드라마는 빠르게 변하는 세월 속에서 결코 트렌드에 뒤처지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녀의 예리한 관찰력과 매운 글솜씨는 시대별 사랑, 가족관계, 사회상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헤집는 마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엄뿔'의 한자(김혜수 분)는 2008년도 대한민국 엄마들의 속내를 대변한다. 지난 여름 혼잣말로만 삶의 고뇌와 불만, 그리고 짜증나는 일상사를 풀어가던 며느리이자 아내, 엄마이고 시어머니인 한자가 안식년을 선언하며 집을 떠나는 순간에 '엄뿔'의 시청률은 또한번 치솟았다. 결국 엄마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엄뿔'은 SBS 경쟁프로 '조강지처클럽'을 제치고 주말극 선두로 나섰다. 한 번 기세를 잡은 김 작가의 힘은 꺾일줄을 모른다. '김수현 드라마가 늘 그렇지 뭐'라는 시청자들의 짜증 섞인 반응도 상당수지만 역시 늘 그렇듯 시청률은 치솟고 있다. 인터넷 댓글과 시청자 게시판 반응으로 김수현 드라마의 성적을 예단하기 힘든 대목이다. 젊은 세대보다는 중장년층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게 김수현 표 드라마의 특징이기 때문. 김수현은 '엄뿔'의 대성공으로 전작 SBS ‘내 남자의 여자’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실패한 드라마를 찾기 어려운 게 그녀의 작가 이력이다. 또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의 역대 간판 드라마 목록들에는 그녀의 이름이 함께 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오랜 파트너 정을영 피디와 다시 손잡고 힘을 냈다. 두 사람은 ‘내 남자의 여자’ ‘부모님 전상서’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서 호흡을 맞추며 환상의 콤비를 이룬 바 있다. mcgwire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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