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군선수는 아니다". 올시즌 루키 가운데 KIA 내야수 김선빈(18)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없다. 역대 최단신 선수(164cm)의 고졸루키로 당당히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했다. 시즌 중반까지 날카로운 타격을 보여주며 한때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단 한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는 풀타임 1군 선수로 자리잡았다. 27일 현재 시즌 성적은 108경기, 타율 2할5푼5리. 그렇다면 한 시즌이 끝나는 가운데 김선빈에 대한 종합평가는 어떨까. 조범현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아직은 1군용 선수라고 하기엔 이르다. 수비를 본다면 다른 팀에서 1군에 있기는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은 특히 "뜬공처리가 미숙하다. 더욱이 송구도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선빈은 올해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보아았다. 2루수 때는 1루수 뒤로 휘어지는 뜬공 처리에 미숙했다. 유격수 역시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볼에 취약점을 보여 결정적인 실수를 여러번 하기도 했다. 악송구도 나오기도 했다. 김선빈의 실책은 13개. 팀에서 가장 많다. 다른 팀 내야수와 비교하면 많은 것은 아니다. 롯데 박기혁, 삼성 박석민, SK 나주환이 나란히 17개를 기록하고 있다. 김선빈은 히어로즈 황재균(16개), SK 최정(14개)에 이어 두산 김재호(13개), SK 정근우(13개)와 같다. 한화 김민재(12개), 삼성 박진만(9개)이 뒤를 잇고 있다. 유격수 가운데는 중간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김선빈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는 점은 조범현 감독도 인정하고 있다. 그는 고졸루키이자 최단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도 풀타임 1군선수로 뛰었다. 체력 부담 때문에 여름에 접어들면서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한때 타율 3할에 근접할 정도로 날카로운 타격도 보여주었다. 조범현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올해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선빈의 내년은 어떤 모습일 될 지는 모른다. 1군 보장은 장담하기 어렵다. 조범현 감독은 내야보강을 화두로 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선빈이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조범현 감독은 신인 내야수 안치홍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히어로즈 FA 3루수 정성훈의 입단 가능성도 있다. 100타점 유격수 홍세완도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결국 조범현 감독의 평가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비력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경고인 셈이다. 꿈같은 1군생활이었지만 안주하기엔 상황이 척박하다. 더 힘겨운 경쟁의 바다로 나가야 된다. 1년간의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김선빈이 새로운 수비수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