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사 버라이어티에서 생전 장례식으로 포맷을 변경한 MBC TV ‘명랑히어로’가 고유의 시사성을 잃고 예능 만의 재미도 선사하지 못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방송된 ‘명랑히어로’는 신정환의 ‘두 번 살다’로 고영욱, 성대현, 정종철, 개그맨 김영철, 임형준, 김건모 등이 조문객으로 참석했다. 신정환과 17년 째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는 고영욱은 예전과는 달라진 신정환의 태도에 섭섭함을 표시했고, 김영철은 평소에 성실하지도 않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신정환이 방송에서 부각되는 것이 이상하다며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배우 임형준은 신정환이 주변 사람들에게 잘 베푸는 성격이라며 얼마 전 TV를 선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구라, 윤종신, 고영욱 역시 신정환에게 받은 선물들을 떠올리며 “신정환은 평소에 주변을 잘 챙기고, 통이 큰 사람이다”며 그의 마음 씀씀이를 칭찬했다. 신정환은 생전 장례식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사람들에게 그저 ‘평범한 가수’로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명랑히어로’는 지난 추석 특집에 방송된 ‘이경규, 두 번 살다’에 이어 김구라, 신정환 등 스타들의 생전 장례식이라는 가상 장례식 컨셉트를 도입했다. 연출은 맡은 김유곤 PD는 최근 변화된 포맷에 대해 “‘명랑히어로’가 예능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시사쪽으로 너무 무겁게 몰고 가는 경향이 있었다. 계속되는 저조한 시청률도 고민이었다. 오락적인 면에 더 치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포맷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이전 포맷 폐지를 아쉬워하며, 새로운 포맷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두 번 살다’는 스타를 뒤에 두고 뒷담화를 하는 것 말고는 큰 의미가 없다’ ‘엄숙해야 할 장례식을 개그의 소재로 삼은 것 자체가 무리인 것 같다’ ‘포맷의 변화를 주고 싶다면 ‘명랑히어로’라는 프로그램 이름과 걸맞게 변경하길 바란다’ ‘명랑히어로만의 고유한 색깔이 없어져 버렸다’ 등 시사적인 색깔을 버린 ‘명랑히어로’를 아쉬워 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또 생전 장례식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도입해 시청자층을 늘려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시청률 면에서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AGB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27일 방송된 ‘명랑히어로’는 6.8%(신정환 편)를 기록, ‘두 번 살다’로 포맷을 변경한 지난 13일 8.9%(이경규 편), 20일 7.1%(김구라 편)에 비해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시사’를 버리고 예능에 걸맞은 ‘재미’를 택한 제작진은 ‘시사’와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시청자들의 원성을 뒤로 하고 과감히 포맷을 변경한 ‘명랑히어로’가 어떤 방법으로 다시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icky33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