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반을 뒤지다가 한 순간에 승리를 거뒀다. 야구는 '로또'처럼 한 방이 있다는 속설이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홈팀 히어로즈는 투타 전력에서 한 수 위로 올 시즌 1위인 SK 와이번스에게 9회초까지 3-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서 대타 인해전술 성공과 SK 용병 마무리 얀이 제구력 난조 등 부진한 투구를 펼치는 틈을 파고들어 강정호의 끝내기 안타 등으로 4득점, 한 순간에 전세를 뒤집으며 승리를 따냈다. 덕분에 SK전 10연패의 치욕에서 벗어났다. 연장전으로 접어들었으면 잇단 대타작전으로 야수 수비진이 뒤엉클어질 위기였으나 생애 첫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기대주 강정호가 SK 좌완 정우람으로부터 끝내기 안타를 터트려 한 숨을 돌렸다. 경기 후 이광환 감독은 "오랫만에 재미난 경기를 했다. 연장 10회 수비는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동점을 만는데 우선을 뒀다. 그래서 수비가 안되는 줄 알면서도 무리하게 교체를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승까지 이끌어낸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개인통산 2번째 끝내기 안타를 날린 강정호는 "생애 첫 4번타자로 출장해 앞선 3번의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마지막에는 무엇이든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타석에 섰다. 투수가 상대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순철 수석코치님이 비슷하면 무조건 치라는 주문을 한 것이 주효했다. 끝내기 안타를 때려 정말 기분 좋다"며 기뻐했다. 사실 강정호 뒤에는 더 이상 대타요원도 없어 투수 민성기가 타석에 들어서야할 형편이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