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왜 시청률이 떨어질까
OSEN 기자
발행 2008.09.29 07: 34

[OSEN=손남원의 연예가산책]한때 '무한도전'을 제치고 예능 최강자로 불렸던 '1박2일'이 요즘 시청률 하락세로 고민하고 있다. 'MC몽 흡연 방송' '사직구장 촬영 공식사과' 등 구설수에도 자주 오르내리는 중이다. 왜 그럴까. AGB닐슨 등 시청률 조사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선까지 치솟았던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은 14일 추석 방송 때 8.5%로 반토막난 데 이어 28일 방송에서도 11.7%에 그쳤다. 일요일 저녁 3사 예능 대결에서 경쟁 프로들의 힘에 밀리고 있다. 반토막난 시청률, 자만감이 문제? 최근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1박2일' 인기에 대한 지나친 자만감이다. 단적인 예가 사직경기 촬영 논란을 둘러싸고 보여준 제작진의 이중적 행동이다. '1박2일'은 마치 '국민 여러분의 뜻에 따른 게 1박2일의 잘못입니까?'라는 식으로 28일 저녁 정규 방송에서 지난 주 논란을 빚었던 부산 사직구장 공개 촬영에 대해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이미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공식 사과를 했던 대목이다. '1박2일'의 부산여행편은 지난 19일 사직구장 두산-롯데전 촬영을 조목조목 비쳐주며 자막으로 자세한 해명(?)까지 달았다. 이로써 네티즌 비난의 일부는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지만, 오히려 주요 대목에서는 제작진의 오만을 여실히 증명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2, 3위를 다투는 롯데와 두산의 19일 빅매치 때 '1박2일' 제작진은 사직구장 촬영에 나섰다. 롯데 구단의 양해를 얻어 홈측 지정석 50여석을 사전에 확보했고 클리닝 타임 때 10여분 공연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경기 후 인터넷상에서는 '1박2일'이 100여석 이상의 자리를 위압적으로 차지한데다 필요 이상으로 공연을 끌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망쳤다는 내용의 비난 여론이 드셌다. '해피선데이' 시청자게시판이 항의글로 도배되는 지경에 이르자 '1박2일'측은 다음 날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미처 예측하지 못한 여러 가지 돌발 상황으로 인해 시청자 여러분, 부산 시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고 용서를 구했다. 단, 일찌감치 매진된 이날 경기의 100~150석 정도를 차지했고 다른 관객들의 통행에 지장을 줬다는 지적에는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날 방송에서 '1박2일'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로 밝혀졌다. 인터넷에 떠돈 사진과 달리 경기중 '1박2일' 출연진 주변 좌석은 꽉찼고, 경호팀들도 자리 안내를 돕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직구장 관중들의 '1박2일' 출연진을 향한 성원과 환대도 여실히 드러났다. '1박2일'과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이들의 클리닝 타임 공연에 흥겨워 했다. 사직구장 논란 공개사과후 방송으로 항변 그러나 사직구장의 메인 이벤트는 롯데와 두산의 야구경기였지, '1박2일' 촬영이 아니라는 사실을 망각한 제작진의 경솔함도 함께 보여준 방송이었다. 부산 관중들의 요구로 어쩔수없이 시간을 더 끌었다는 식의 방송과 자막 내용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5회 클리닝 타임은 비록 정확히 규정되어 있지도 5분 안팎이다. 이날 롯데구단이 시즌 한 구단 최다관중 기록을 돌파한 잔칫집 분위기를 살려서 10분으로 연장한 것도 특별한 예외다. 어느 축구경기가 유명한 연예인들의 하프타임 공연을 위해 10분 휴식시간을 더 늘릴수 있을까. '1박2일' 제작진은 '한 곡 더'를 외치는 관객들의 군중 심리를 무조건적인 '1박2일' 사랑으로 오해했다. 늘 '국민 여러분'을 외치고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시민들에게 '1박2일' 합창을 주문하다보니 자의적으로 모든 관중, 모든 시청자, 모든 야구팬들이 추가 공연을 바란다고 생각했음직 하다. 그래서 억울하다는 심정일게고. 이날 사직구장 방송분에서 이들을 향해 환호하는 부산 시민들의 온갖 표정을 다 볼수 있었다. 싫거나 무덤덤한 얼굴의 시민은 화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클리닝 타임 공연도 마찬가지. 코칭스태프건 선수건 관객이건 누구 한 명 클리닝 타임이 길어지는 데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방송 편집의 힘이다. '1박2일' 제작진이 왜 사직구장 촬영으로 네티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했는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는 늬앙스를 풍긴다. 요즘 시청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여기에 숨어있을 듯 싶다. mcgwire@osen.co.kr ▶ ‘1박 2일-사직구장 편’, 해명 방송에 논란 가열. ▶ '1박2일'의 항변, '우리 잘못 없다?'. ▶ '1박2일', 연달은 악재로 '울고 싶어라'. ▶ '1박2일' 사직구장 촬영 공식사과, '죄송합니다'. ▶ '1박 2일' 야구장 해프닝으로 본 스포츠-연예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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